삼별초 마지막 보루, 제주항파두리 항몽유적 외성 '동문지' 최초 확인
[경향신문]
삼별초의 대몽항전 마지막 보루였던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에서 외성의 동문이 있던 자리인 ‘동문지’(東門址)가 최초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에 있는 사적 제396호인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내외성 6차 발굴조사에서 외성의 동문지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발굴조사 대상지는 외성 남동쪽 구간으로, 동문지로 추정만 됐던 곳이다. 조사 결과 외성의 기본구조인 토루, 내외피 토루 등으로 추정되는 곳이 확인됐다. 토루는 판축구조물에 의해 다져진 토성의 본체 성벽을 말한다.
기저부 석렬, 판축구조물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기둥의 받침돌인 영정주 초석, 성벽 위나 성문 등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인 등성시설 등도 확인됐다.
특히 조사구간 1지점에서 문을 세우는 데 사용된 주춧돌인 동문지의 문초석이 발견됐다. 문초석에는 문을 여닫을 때 썼던 회전축 금속 장치인 확쇠와 문기둥 홈이 확인됐다. 해당 성문의 시설과 관련된 기단, 보도시설 등도 출토됐다.
김나영 도 세계유산본부 학예사는 “기존에는 추정만 됐었으나 이번 발굴조사에서 항파두리성 문이 있던 자리를 최초로 확인하는 고고학적 증거 자료가 나온 것으로, 유의미한 성과”라고 밝혔다.
조사팀은 15일 항몽유적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관련 학술자문회의를 열어 현재까지 진행된 발굴성과를 논의하고, 앞으로 조사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외성 6차 발굴조사는 항파두리 항목 유적의 외성 정비와 복원사업을 위해 (재)제주고고학연구소가 지난 6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진행 중이다.
항파두리성은 1271년(고려 원종 12) 5월 여몽연합군에 대항하던 삼별초군이 진도에서 패배 후 제주로 입도해 구축한 토성이다.
내외 이중으로 된 성을 쌓았다. 외성은 자연지형을 따라 축조된 타원형의 토성으로, 3.8㎞에 이른다. 4대문을 설치했고 성안에는 관아 등 각종 시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굴조사 결과 항파두리성은 고려시대 강화도성의 중성과 동일하게 판축공법으로 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판축공법은 나무판으로 틀을 만들어 그 안에 흙과 모래를 펴서 다진 후 단단하게 흙을 쌓아 올리는 공법이다. 김나영 도 세계유산본부 학예사는 “현재 내성과 외성에 대한 발굴조사가 병행되고 있으며 발굴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복원계획도 수립하게 된다”고 말했다.
강만관 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항파두리성의 구조, 성문과 관련된 시설인 옹성, 해자, 도로망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마련됐다”며 “관련 학술조사·연구를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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