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호크 3호기 전력화 이후 '비행기록 0' 무용지물"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2021. 10. 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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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공군의 글로벌호크 2호기.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 트위터


공군이 약 1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도입한 고고도 무인정찰기(HUAS) 글로벌호크가 결함으로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군이 2020년 9월 도입한 글로벌호크 3호기는 전력화 이후 단 1건의 비행실적조차 없다”며 “같은 해 4월 도입한 4호기는 비행시간이 약 80시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을 비롯한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해 자주적 정보수집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9월에 걸쳐 글로벌호크 4대 도입을 완료했다. 하지만 도입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글로벌호크는 현재까지 기체 당 평균 10건의 결함이 발생했고, 결함부품 33점 중 11점은 아직도 조치 중에 있다는 게 안 의원의 지적이다.

안 의원은 “글로벌호크 3호기는 지상으로 영상·이미지 등을 전송하는 구성품이 고장났는데, 5달째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며 “심지어 수 개월 전 고장난 부품 중 일부는 공급이 지연되어 언제 조달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처럼 수리부속 조달이 원활하지 않자, 글로벌호크 정비에 일반적으로 오래된 구형 장비에서나 쓰이는 동류전환을 하고 있다”며 “정비가 지연되는 3, 4호기 부속을 떼다가 1, 2호기에서 활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런 동류전환은 전력화 1~2년 만에 벌써 24건에 달한다”며 “항간에서는 3, 4호기가 1, 2호기의 부품 조달을 위한 철물점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같은 사태의 원인으로 공군의 늑장 일처리를 지목했다. 안 의원은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운용유지단계의 부품조달을 위한 계약자 군수지원(CLS2) 계약을 미국이 2016년 제안했지만 공군이 2020년에야 협상에 나섰다”고 말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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