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염방' 홍콩의 딸, 큰 언니를 기억하며 [BIFF 리뷰]

고승아 기자 2021. 10. 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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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매염방(1963~2003)은 모두들 '큰 언니'라고 불렀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 11일 기자 시사를 통해 공개된 '매염방'(ANITA)은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실제 매염방은 가수와 배우 모든 분야에서 크게 성공했으나 영화에서는 가수의 삶에 더욱 집중해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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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염방' 스틸컷 © 뉴스1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매염방(1963~2003)은 모두들 '큰 언니'라고 불렀다. 마흔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매염방의 일대기를 보며 8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매염방의 모습은 물론, 당시 홍콩의 모습도 겹쳐진다. 영화 '매염방'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 11일 기자 시사를 통해 공개된 '매염방'(ANITA)은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콜드 워'의 공동연출을 맡았던 렁록만 감독의 첫 단독 연출작이다.

2003년 11월 마지막 공연 백스테이지에서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모습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매염방(왕단니 분)의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되짚는다.

매염방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언니와 함께 손을 맞붙잡고 노래한다. 광둥어를 구사하던 매염방은 일본어 노래를 듣고 혼자서 일본어를 독학하는 등 열정을 지니고 있는 아이였다. 1982년 성대에 혹이 생기지만, 매염방은 중저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그해 열린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는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매염방의 가수 인생은 승승장구했다. '중저음을 내는 여자 가수' 매염방은 넘치는 끼, 파격적인 무대 매너로 홍콩을 홀렸다. 동시에 매염방은 신인일 때 만난 장국영(테렌스 라우 분)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며 남다른 의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중저음, 의리, 확고한 신념으로 묘사되는 매염방은 홍콩 사람들에게 '큰 언니'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하지만 성공 이면에는 늘 그렇듯이 잔혹한 외로움이 자리한다. 일본 가수와의 이별, 매번 실패하는 연애는 매염방을 옥죄어왔다. 결혼을 바랐던 매염방은 언니의 결혼 소식에 질투심을 드러내며 크게 싸우기도 한다. 또 연예계를 잡고 있는 한 재력가와 말싸움으로 인해 태국에서 8개월간 칩거하는 사건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매염방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잡고 다시 노래하고자 한다.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노래와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왔고, 2003년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홍콩과 홍콩인들을 위해 선행을 베푼다. 특히 절친 장국영과 같은 해 세상을 떠나며 홍콩인들에게 큰 슬픔을 안기기도 했다.

'매염방' 스틸컷 © 뉴스1
'매염방' 스틸컷 © 뉴스1

영화에는 실제 매염방이 활동하던 모습을 함께 삽입돼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매염방의 모습과 함께 8090년대 화려했던 홍콩의 모습도 영화에 그대로 옮겨졌다. 특히 매염방은 1997년 홍콩 반환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은 절대 홍콩을 떠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홍콩에 대한 사랑과, 홍콩인으로서의 긍지를 보여줘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매염방과 함께 장국영과의 우정, 장국영의 장례식도 영화에서 자세하게 그려져 눈물샘을 짓게 한다.

실제 매염방은 가수와 배우 모든 분야에서 크게 성공했으나 영화에서는 가수의 삶에 더욱 집중해서 담아냈다. 매염방의 삶을 차근차근 그려내고, 그의 당시 심리를 자연스럽게 그려내고자 노력했다. 이에 매염방이 겪은 위기나 어려움, 암투병과 같은 이야기에서도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당시 '인간 매염방'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해 눈길을 끈다. 다만 영화는 인물의 모든 것을 다 담으려다 보니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고, 잦은 회상 장면이 매끄럽지 못해 아쉽다.

극중 매염방으로 분한 모델 출신 신인 배우 왕단니는 당당한 카리스마를 펼치며 매염방을 완벽히 재연해냈다. 장국영을 연기한 신예 테렌스 라우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매염방'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으며, 오는 15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공개된다. 러닝타임 136분.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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