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망신 문경 '쓰레기산'..폐비닐 5만t 치우고 반전 변신

김윤호 2021. 10. 1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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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쓰레기산' 있던 자리엔 '환혼' 세트장


경북 문경에 쌓여 있는 폐기물들. 폐기물이 산처럼 쌓여 '쓰레기산'으로 불렸다. 사진은 2020년 촬영한 것이다. 문경시는 지난 6월까지 이들 폐기물 대부분을 모두 치웠다. 이 일대에 드라마 세트장이 들어선다. 사진 경북 문경시
2019년 2월 환경부 전수조사결과 전국에 불법 방치된 쓰레기는 120만3000여t. 쓰레기는 대부분 각종 폐기물과 뒤섞여 전국 곳곳에 산처럼 쌓여 방치된 상태였다. 폐기물 업체 등이 문을 닫은 후 그대로 쓰레기를 놔두면서 발생한 게 많았다. 심각한 상태로 방치된 경북의 한 쓰레기산은 미국 CNN에 보도돼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망신스럽고 혐오스러운 쓰레기산이 하나둘 치워지고, 그 자리에 관광·체험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경북 문경시 마성면에는 인공 못을 갖춘 드라마 세트장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다음달 완공 예정인 드라마 세트장은 tvN 편성 예정 드라마 '환혼(천기 다루는 술사들 이야기)' 제작을 위해 지어지는 것이다. '스튜디오드래곤' 등이 자비로 지어 무상 사용한 뒤 문경시에 기부체납하는 시설이다.

문경시는 관광시설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세트장이 들어서는 부지는 1만3829㎡. 최근까지 폐비닐 등 쓰레기 5만2750t이 산처럼 쌓여 있던 곳이었다. 한 폐기물업체가 영업을 중단하면서 6년간 폐기물을 그대로 부지에 쌓아둔 게 쓰레기산을 만든 원인이었다.

김동현 문경시 관광진흥과장은 "국비 등 118억원을 들여 지난 6월까지 쓰레기를 치웠고, 쓰레기가 쌓인 부지 인수까지 마쳤다"며 "해당 부지의 활용처를 고민하다가, 관광 시설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세트장을 유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성 쓰레기산은 국내 대표적인 불법 폐기물 방치 사례다. 각 지자체의 방치 쓰레기 치우기 사업을 이끈 사례이기도 하다. 20만8000여t의 쓰레기를 들여온 뒤 방치하면서 미국 CNN까지 보도될 정도로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의성 쓰레기산 있던 자리엔 '에코체험장'


CNN, 의성 '쓰레기산' 보도. 연합뉴스

이렇게 망신스러운 의성 쓰레기산도 관광·체험 시설로 탈바꿈한다. 의성군 관계자는 “쓰레기산이 있던 의성 단밀면에 제2의 쓰레기 산, 제3의 쓰레기 산을 다시 만들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교육의 장소이자 관광 체험 시설인 '에코 그린 체험장'을 만든다"고 밝혔다. 국비 등 8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훼손된 부지를 복원하고 곤충생태숲 등 생물 서식지로 만드는 사업이다.

의성 쓰레기산은 국비 185억원 등 예산 289억원을 들여 지난 2월 정리됐다. 산을 이룬 쓰레기는 플라스틱·스티로폼·전선·비닐·고철 등 각종 폐기물이었다. 쓰레기 더미 최대 높이만 15m에 달했다.

건설폐기물 수십만t이 방치됐다가 치워진 경기 의정부 한 동네에도 '체육공원' 건립이 추진 중이다.


'대구수목원 자리는 예전 쓰레기 매립장'


대구수목원 전경. [사진 대구수목원]
쓰레기가 있던 곳에 관광·체험 시설을 지어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는 대구에 있다. 열대과일원이 있는 대구수목원은 관광명소이자, 도심 속에 있는 큰 정원이다. 24만7000㎡ 부지에 활엽수·침엽수 등 나무 15만 그루를 포함, 약초·야생초·선인장 등 모두 1800종 45만 본이 있다.

가을 국화가 만발한 대구 수목원은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2002년 5월 대구시가 쓰레기 매립장 위에 성토해 전국 처음으로 수목원을 조성했다. 그래서 지금도 수목원 바닥 아래엔 쓰레기가 가득 매립된 상태라고 한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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