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남았지만, 축제는 없었다" 위드 코로나에 조용한 BIFF

부산CBS 송호재 기자,부산CBS 박진홍 기자 2021. 10. 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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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개막해 막바지를 향하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예년과 달리 축제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코로나19 영향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제적인 대형 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노력이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지역 상권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해 '그들만의 축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며 "골목 상권 연계나 지역 화폐를 활용한 행사 등 영화제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많았지만, 이에 대한 고민이나 세심한 준비는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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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코로나19 펜데믹 어려움 속 개최
각종 축제 행사 열리던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부산 중구 남포동 등 올해에는 '한산'
지역 상인들 "지난해보단 방문객 늘었지만, 예전같은 '축제 특수'는 사라진 지 오래" 한숨
시민사회 "팬데믹 어려움 이해하지만, 상권 회복에 대형 이벤트 활용하려는 고민은 부족해" 지적
영화제 측 "애초 행사 최소화해 코로나 우려 극복하자는 취지로 준비…최선 다하고 있다" 설명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한산한 해운대 구남로 모습. 박진홍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개막해 막바지를 향하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예년과 달리 축제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행사가 사라진 해운대해수욕장이나 영화제가 태동한 원도심권 상인들은 예년과 같은 '축제 특수'는 기대조차 할 수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12일 늦은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구남로 일대. 매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이면 국내외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을 찾기 힘들던 곳이지만, 올해에는 오가는 사람 수를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각종 행사가 열리고 화려한 홍보 부스가 운영되던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은 텅 비었고, 해운대시장에도 일부 관광객이 식당가를 둘러보는 모습만 볼 수 있을 뿐, 영화제 관련 현수막이나 조형물조차 없어 축제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개막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면 행사를 최소화하고 엄격한 방역 관리 지침을 도입하면서 큰 사고 없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 곳곳이 들썩이던 예년과 달리 이처럼 올해에는 축제 분위기가 거의 사라진 모습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해운대전통시장. 박진홍 기자

행사가 열리는 해운대 영화의 전당 안팎이나 주요 상영관에는 관람객이 꾸준했지만, 그밖에 지역에서는 영화제가 열리는지조차 알아차리기 힘든 상황이었다.

특히 홍보부스 수십개가 자리하던 '비프 빌리지'가 사라진 이후,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해운대 시장 등에는 발걸음이 눈에 띄게 줄어 사실상 축제의 장에서 배제됐다는 인상까지 주고 있다.

영화제가 태동한 부산 중구 남포동 일대에서도 '커뮤니티 비프' 등 일부 프로그램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행사조차 열리지 않아 오히려 한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지역 상인들 역시 개막식 등 대면 행사가 열렸고, 사흘 연휴도 있어 지난해보다는 방문객이 늘었다면서도, 예년과 같은 축제 특수는 찾아볼 수 없다며 올해 상황을 전했다.

장영국 해운대구남로 상인회장은 "지난해에는 개막식도 없어 발걸음이 완전히 끊겼었는데, 올해에는 개막식도 하고 중간에 연휴도 있어 이때는 방문객이 제법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영화제가 열리면 부산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던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다. 축제 특수는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황진환 기자

지역 시민사회 역시 코로나 여파로 어려운 상황인 점은 이해하지만, 대형 이벤트를 활용해 지역 상권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나 고민이 부족했던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코로나19 영향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제적인 대형 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노력이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지역 상권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해 '그들만의 축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며 "골목 상권 연계나 지역 화폐를 활용한 행사 등 영화제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많았지만, 이에 대한 고민이나 세심한 준비는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반응에 대해 영화제 측은 애초 개·폐막식 말고는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줄여 코로나 확산 우려를 최소화하자는 의도를 가지고 영화제를 기획했고, 취지에 맞게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성공적인 축제로 기억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만큼 예전과 같은 축제 분위기는 만들 수 없지만, 관객을 위한 행사는 열어야 한다고 판단해 이에 맞게 축제를 준비했다"며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개최한 대형 이벤트인 만큼, 끝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CBS 송호재 기자 songa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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