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해체" 발언에 洪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으면 정치 어렵다"

오원석 입력 2021. 10. 14. 09:21 수정 2021. 10. 1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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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내부를 겨냥해 "정권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오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발언하자 경쟁 경선 주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오후 제주시 연삼로 국민의힘 제주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사진기자회]


윤 총장의 발언은 전날(13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열린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식에서 나왔다. 자신을 향한 당내 경쟁 경선 주자들의 비판공세에 "저는 끄떡없다. 2년을 털려도 이렇게 뭐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 (다른) 후보가 만약에 된다면 (털리는 데) 일주일도 안 걸린다"고 했다. 그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정치판에 들어오니까 여당이 따로 없고 야당이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유 전 의원을 향해서는 "고발사주 (의혹을) 갖고 '대장동 사건'에 비유하면서 이재명과 유동규의 관계가 저와 (수사)정보정책관의 관계라는 식으로 (공격한다)"며 "이게 도대체 야당 대선 후보가 할 소리인가. 이런 사람이 정권교체를 하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정권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 오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jp희망캠프 경남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洪 "들어온지 석 달밖에 안 된 사람이…"

홍 의원은 1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전날 발언을 직격했다. 그는 "들어온 지석 달밖에 안된 사람이 정신머리 안 바꾸면 당 해체 해야 한다? 나는 이 당을 26년간 사랑하고 지켜온 사람"이라며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라고 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문 대통령과 한편이 되어 보수 궤멸에 선봉장이 된 공로로 벼락출세를 두 번이나 한 인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검찰을 이용하여 장모 비리, 부인 비리를방어하다가 사퇴 후 자기가 봉직하던 그 검찰에서 본격적인 가족 비리, 본 인비리를 수사하니 그것은 정치수사라고 호도한다"라며 "넉 달 된 초임검사가 검찰총장 하겠다고 덤비면 우스운 꼴이 되듯 정치 입문 넉 달만에 대통령 하겠다고 우기는 모습이 철없이 보이기도 하고 어처구니없기도 하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검찰 후배라고 조심스레 다루었지만 다음토론 때는 혹독한 검증을 해야겠다"라며 "그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국민의힘 유승민 전 국회의원 초청 왁지자껄 토론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劉 "문재인 정권 하수인 시절 버릇인가"

유 전 의원도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뭐가 두려워서 등 뒤에서 칼을 꽂느냐.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시절 버릇인가"라며 "떳떳하면 TV토론에서 사람 눈을 보고 당당하게 말하라"라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그는 "무서워서 손바닥에 '왕'(王)자 쓰고 나와도 버벅거리는 사람이 어떻게 이재명을 이기느냐"라며 "붙으면 탈탈 털려서 발릴(패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고발사주 의혹을 대장동 사건에 비유한 유 전 의원을 향해 "이게 도대체 야당 대선 후보가 할 소리인가. 이런 사람이 정권교체를 하겠나"라고 비판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유승민은 윤 후보 같은 사람한테 그런 소리나 들을 만큼 허접하게 살아오지 않았다"라며 "깨끗하게, 당당하게, 소신과 양심 지키며 살아왔다"고 맞대응했다.

유 전 의원은 고발사주 의혹과 장모 구속, 주가조작 의혹,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 누나의 부친 집 매입 의혹 등을 거론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본인과 부인, 장모 사건들부터 챙기시고 1일 1망언 끊고 정책 공부 좀 하라"라며 "지지도 좀 나온다고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느냐, 차리리 '나 좀 추대해달라'고 말하라"라고 했다.

그는 "당원과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진정 원하신다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주셔야 한다"라며 "이재명에게 탈탈 털리고 당에 치욕을 안길 윤석열 후보로는 필패다. 이재명 이길 사람은 유승민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화살을 당 해체로? 의아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좀 떨어지기에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후보 간의 그런 설전이 지지자가 우려할 정도까지 격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초기 후보 간 기 싸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尹 측 "특별한 반응 없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비판 글에 대해 윤 전 총장은 별다른 반응을 내지 않았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오전 취재진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윤석열 후보는 두 후보의 글에 대해 보고를 받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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