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선의 C.I.A] 20만원짜리 운동화 2000만원에 판매.. 대기업도 리셀테크 수천억 투자

노유선 기자 2021. 10.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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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코인보다 리스크 낮은 장점.. 리셀테크 부작용 없나

[편집자주]Capital, Investment, Art… 투자와 재테크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희소성 있는 상품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얻는 리셀테크가 각광받고 있다. 샤넬 가방으로 수익을 내는 ‘샤테크’(샤넬+재테크)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사진은 지난 6월 샤넬 가격 인상 소식에 시민들이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샤넬매장 입장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사진=뉴스1
# 지난 9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4켤레의 스니커즈 사진이 올라왔다. 모두 나이키의 한정판. 팔로워들의 이목을 끈 건 ‘에어조던1 레트로 로우 X 트레비스스캇 X 프라그먼트’다. 팝스타 ‘트래비스 스콧’과 나이키, 일본 디자인회사 프라그먼트가 협업해 상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상품이다. 나이키는 지난 8월 13일 응모를 받아 추첨 후 당첨자에게만 해당 스니커즈를 판매했다. 발매가는 18만9000원이었지만 현재는 온라인 중고판매 플랫폼에서 150만~2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수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한 한정판 스니커즈도 발매가(21만9000원)의 100배인 2000만원까지 가격이 오른 사례가 있다.

한정판 상품이 발매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팔리면서 이른바 ‘리셀테크’(리셀+재테크)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재테크 트렌드로 떠올랐다. 미국 마케팅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리셀 이용자는 18~34세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 장터의 2020년 소비계층 조사에서도 이용자의 약 80%가 MZ세대로 나타났다.

MZ세대가 대체투자로서 리셀테크를 선택하는 이유는 리스크가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희소성 있는 한정판 상품이나 명품 등은 소장 가치가 높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펀드, 주식, 공모주 투자와는 달리 초기 투자비용이 적다는 점도 진입 장벽을 낮췄다. 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가 상품 제작에 참여해 한정판에 대한 소장 욕구를 높인 것도 리셀테크의 인기 요인이다. 리셀테크가 단순히 재테크로서 인기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도 사업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IT 공룡 네이버도 최근 관련시장에 뛰어들었다.


MZ세대 ‘리셀테크’ 글로벌 트렌드


리셀테크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중고의류 유통업체 스레드업(thredUp)이 공개한 ‘2021 리세일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거래 시장규모는 지난해 270억달러(약 32조원)에서 2025년 770억달러(약 91조원)로 2.8배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리셀시장은 지난해 90억달러(약 10조원)에서 2025년 470억달러(약 55조원)로 5.5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한국의 리셀시장은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StockX)는 “한국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마켓 중 하나”라며 “지난 1년 동안 한국 소비자가 자사를 통해 거래한 건수는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탁엑스는 지난 1월 발표한 ‘현행 문화 지수’(Current Culture Index) 보고서에서 한국을 주요 리셀 마켓 8곳 중 하나로 선정했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해리스(Harris Poll survey)도 한국 리셀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해리스가 올해 한국의 18세 이상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8%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샀거나 향후 12개월 내 구입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38%는 ‘투자를 위해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36%는 온라인 중고거래시장에서 한정판 스니커즈, 스트리트웨어 또는 액세서리를 판매했거나 ‘향후 12개월 이내 판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리셀 트렌드 읽은 기업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MZ세대의 매장 유입을 위해 리셀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2월 오픈한 더현대서울은 지하 2층에 스니커즈 리셀 매장 ‘BGZT랩’과 명품 시계 리셀 매장 ‘용정콜렉션’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영등포점 1층에 국내 최초의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 ‘아웃오브스탁’을 선보였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4월 압구정 명품관에 리셀 슈즈 편집매장 ‘스타디움굿즈’를 입점시켰다. 

온라인 유통업계도 리셀 플랫폼 마련에 분주하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 무신사는 지난해 7월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 ‘솔드아웃’을 론칭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지난해 10월 국내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약 44억원에 인수했다. 번개장터는 두 차례 투자 유치에도 성공해 현재 리셀시장 진출을 위한 신한카드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MZ세대의 매장 유입을 위해 리셀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에 입점한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 ‘아웃오브스탁’의 매장 전경. /사진=아웃오브스탁

이들보다 먼저 리셀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곳은 IT기업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을 출시했다. 이어 올 2월엔 스페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리셀 플랫폼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했다. 왈라팝은 스니커즈, 의류, 전자기기를 비롯해 자동차, 오토바이, 부동산까지 다양한 품목이 거래된다.
네이버가 크림을 스니커즈에 한정하지 않고 거래 품목을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후 네이버는 지난 5월과 7월 태국 리셀 플랫폼 ‘Sasom’(사솜), 일본 리셀 사업자 ‘소다’에 지분 투자했다. 지난 8월에는 국내 최대 스니커즈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운영하는 ‘나매인’ 지분 100%를 80억원에 인수했다.

다만 리셀시장의 급성장은 각종 부작용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2018~2020년 소셜데이터 분석 결과 리셀 전용 플랫폼이 정품 여부 및 품질 검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불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정보의 왜곡과 불충분한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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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선 기자 yours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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