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악몽' 끊은 한국, 캡틴 손흥민이 증명한 '탈 아시아' 클래스

남장현 기자 입력 2021. 10.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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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공방전 속에 영(0)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3분, 후방에서 배달된 볼을 받은 주장이 힘차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김민재(25·페네르바체)의 헤더 도움을 받은 시리아전 후반 막판의 결승골과 이재성(29·마인츠)의 어시스트를 받은 이란전 선제골로 통산 11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축구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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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팽팽한 공방전 속에 영(0)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3분, 후방에서 배달된 볼을 받은 주장이 힘차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가벼운 드리블 이후 침착한 오른발 킥이 상대 골네트를 흔들었다.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어도, 더는 무기력한 패배를 반복할 수 없다는 한국축구의 강한 의지가 담긴 ‘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의 한방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험난한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1을 보탰다. 13일(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이란과 1-1로 비겼다. 2승2무, 승점 8의 한국은 A매치 10연승을 마감한 이란(3승1무·승점 10)에 이은 조 2위를 유지했다.

후반 31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아자디 스타디움 첫 승’은 또다시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통산 3무5패), 실패는 아니었다.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기분 좋은 선제골로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고, 홈팀을 내내 조급증에 빠트렸다.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신고한 손흥민의 공이 컸다. 이로써 손흥민은 1977년 11월 1978아르헨티나월드컵 최종예선 맞대결(2-2 무)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이영무(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이후 44년 만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선제골을 넣은 한국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또 2009년 2월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맞대결(1-1 무)을 포함해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골 맛을 본 3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은 시리아(2-1 승·안산)~이란(테헤란)으로 이어진 10월 최종예선 2연전에서 해결사다운 면모를 확실하게 과시했다. 김민재(25·페네르바체)의 헤더 도움을 받은 시리아전 후반 막판의 결승골과 이재성(29·마인츠)의 어시스트를 받은 이란전 선제골로 통산 11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축구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A매치 통산 94경기에서 29골이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3가지 포지션을 소화했다. 경기별로 포지션 체인지의 순서만 달랐을 뿐, 측면 윙 포워드부터 섀도 스트라이커를 겸한 공격 2선의 중앙 자원, 스트라이커 황의조(29·보르도)의 교체 시점에 맞춘 최전방 공격수까지 다재다능한 역량을 발휘했다.

경기 후 그는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계속 ‘(슛을) 때려라’ 독려해준다. 이란전 득점도 상황을 너무 편안히 엮어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늘 그렇듯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어느 포지션이든 마다하지 않고 혼신을 다하는 토트넘에서의 모습 그대로를 이란전에서 재현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선수 가치를 자랑하는 손흥민의 ‘탈 아시아’ 클래스는 이번 최종예선에서 매 경기 부담스러운 일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축구에 엄청난 동력임이 분명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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