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권유만 한 정민용이 대장동 심사? 입 열고 선 그은 남욱

채혜선 2021. 10.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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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 사진 JTBC 캡처

“개발업을 하는 일개 업자다.” 김만배(56)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48) 변호사는 13일 JTBC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12일)에 이어 두번째로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는 대장동 사업의 설계·로비 등에 선을 그었다. “사업 자체에서 배제돼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다.


1007억 배당 받는데, 지분 구조 몰랐다?


12일 JTBC와 인터뷰한 남욱 변호사. 사진 JTBC 캡처
남 변호사는 총 지분율 6.99%를 가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가 배당금 4040억원을 가져간 데 대해서 “2019년 4월 배당 이전까지는 지분 구조를 몰랐다”고 했다. “배당 후 김씨와 직원 월급 280억원 부담 문제로 다투면서 지분을 확인하니 김씨가 지분 49%, 나는 25%,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가 15.9%를 가지고 있는 걸 알게 됐다”면서다. 남 변호사의 천화동인 4호는 1007억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에서 지분구조를 짜놨다. 2015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을 때라 전체적인 부분은 김씨가 이야기를 해준 적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남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구 사업자’였지만, 2015년엔 핵심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낸 녹취록에 등장하는 ‘700억원 약정설’에도 거리를 뒀다. “녹취록이 있으니 그게 맞나 싶지만, 김씨가 거짓말을 진짜 많이 했다”며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나 김씨만이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심사 정민용 변호사에게 입사 권유만?


12일 JTBC와 인터뷰한 남욱 변호사. 사진 JTBC 캡처
공공 부문(성남도시개발공사)과 민간부문(화천대유)의 ‘메신저’로 지목되는 남 변호사의 대학 후배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에 대해 “공사 지원 채용 이야기가 있으니 지원해보라는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권유한 적 있다”고 말한 부분도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남 변호사는 “입사 권유가 (대장동) 사업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았다”며 “2014년 (유 전 본부장에게) 뺨을 맞은 후 2020년 6월까지 6년 동안 만난 적 없다”며 정 변호사를 연결고리로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2014년 공사 입사 후 ‘유동규 별동대’라 불린 전략사업실의 팀장이 됐고, 컨소시엄 선정 심사에 참여했으며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와 비정상적인 이익 배분 구조, 공모지침서 작성 등에 관여했다. 정 변호사가 남 변호사의 입사 권유를 받아들일 정도로 일종의 상하 관계였다는 점에서 남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의 내막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가 동업하는 부동산 개발업체 ‘유원홀딩스’에도 남 변호사의 돈이 투자된 상태라는 게 정 변호사의 주장(검찰 자술서)이다.


특혜·로비 의혹과 거리두기?


남 변호사는 로비 의혹에 대해선 “사업에서 배제돼있고 지분만 있었다. 배당만 받으면 될 문제인데 굳이 로비할 필요가 없다”며 “‘350억 정관계 로비설’ 등도 그렇고 나와 정 회계사 등에게 (김씨가) 많이 떠넘겨 싸움이 났었다”고 말했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화천대유에 입사한 계기에 대해선 “화천대유의 일은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박 전 특검과도 거리를 뒀지만, 남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대표를 지낸 법무법인 강남에서 일하기도 했다.

특혜 의혹에 대해선 개발 사업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자신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여러 법조인이 거론되는 데 대해 “김씨와 친한 분들로 안다”며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은 ‘뜨악’했다. 저분이 고문 취업이 안 돼 직원으로 계약했을까 싶다. 이런 것들이 쌓여 의혹이 생기고 이런 사달이 난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남 변호사는 “법조인·정치인 등이 등장하며 전 국민 공분을 사는 이런 일에 개입해있다는 거 자체에 사과한다”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을 지겠다. 빨리 귀국해서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채혜선·석경민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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