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조였는데..9월 가계대출 6.5조 늘었다

안효성 2021. 10. 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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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융위원회가 다음 주에 가계부채 대책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의 한 은행 지점 앞에 대출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주에 가계부채 대책을 추가로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6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8월(6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월간 증가 폭이 커졌지만 지난해 9월(9조6000억원)에 비해선 둔화했다. 매년 9월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두 번째로 컸다.

지난달 가계대출을 항목별로 보면 주택대출은 5조7000억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8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대출에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을 포함한다. 지난달 주택대출의 증가 폭은 지난 8월(5조8000억원)과 비슷했다. 신용대출 증가 폭은 지난 8월(3000억원)보다 확대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전세대출의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다. 지난달 은행권 전세대출은 2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세대출은 올해 들어 매달 2조원 이상 늘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감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앞으로 대출 증가세는 정부와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도에 따라 많이 달라지겠지만 대출 수요가 여전히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가계대출이 지난달 7조8000억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8월(8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둔화했다. 신용카드·캐피탈사의 대출은 지난 8월보다 7000억원 줄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카드사 등을 불러 가계대출의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

현재 금융위가 준비 중인 가계부채 대책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개인별 상환능력 안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고객이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는 보증기관이 대출금의 80~100%에 대해 보증을 선다. 만일 대출금을 떼여도 은행으로선 손해를 최소화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는 전세대출의 보증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포함할 수 있다고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그만큼 은행으로선 손실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전세대출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은행의 위험이 커지는 만큼 전세대출 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

실수요 소비자의 입장에선 정부의 규제 강화로 전세자금 마련 등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실수요자가 전세대출 등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13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자금이 꼭 필요한 서민층 실수요자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세심하게 강구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전달보다 7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매년 9월을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3조5000억원)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7조4000억원, 대기업 대출은 3000억원 증가했다.

시중에 돈이 풀리는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광의 통화(M2)는 3494조4000억원(계절조정, 평균 잔액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7월과 비교하면 50조5000억원(1.5%) 늘었다. 월간 M2 증가액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1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월간 M2 증가율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였다.

M2는 언제든지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금융상품에 들어 있는 자금을 모두 더한 것이다. 만기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 예금증서(CD) 등을 포함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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