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사흘 만에 경선 승복 "정권 재창출 힘 보태겠다"

남수현 2021. 10. 1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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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운데)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사퇴 후보의 ‘무효표 처리’를 문제 삼았던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종료 사흘 만인 13일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민주당 당무위원회가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를 기각하자 두 시간 만에 승복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사랑하는 민주당에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입장문에서 “대통령 후보 사퇴자 득표의 처리 문제는 과제를 남겼지만, 그에 대한 당무위 결정은 존중한다”며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재명 후보께 축하드린다. 이 후보께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민주당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지지층 분열 양상에는 “동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모멸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우리가 단합할 때 국민은 우리를 더 안아 준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원팀’이란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단합·포용 등의 단어를 썼다.

이낙연

이 전 대표의 승복 메시지에 대해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신 이낙연 후보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낙연 후보님과 함께하셨던 분들도, 다른 후보님과 함께하셨던 분들도 모두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동지”라고 적었다.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종료(10월 10일) 다음 날인 지난 11일 중도사퇴한 정세균(2만3731표)·김두관(4411표) 후보의 득표를 무효가 아닌 유효로 처리해야 한다며 당에 이의신청서를 냈다. 이를 두고 이날 열린 당무위에선 양측이 팽팽히 맞섰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무효표로 처리하는 것은 결선투표를 도입한 당 경선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하자 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변재일 의원은 “문제가 있었다면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였을 때 특별당규를 손봤어야 하지 않냐”고 반박했다. 이에 전혜숙 최고위원이 “당이 ‘원팀’이 되려면 결선투표를 하는 게 맞다”고 하자 진성준 의원은 “현재의 해석이 맞다. 지난해 특별당규를 만들 당시 이견도 없었다”고 했다. 다만 중립지대에 속한 강훈식 의원은 “지금 있는 힘을 모아 본선에 가도 이기기가 쉽지 않다. 이 사안을 표결에 부치면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여 ‘원팀’ 기조에 어긋난다”고 사실상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송영길 대표가 “해당 규정은 법문상으로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결선투표와 상충하는 규정은 차후 해결하도록 하겠다”며 “오늘은 합의로 이의제기를 기각하는 것으로 처리하는 게 어떻겠냐”고 마무리 발언을 하고 이를 참석자들이 수용하면서 이 전 대표의 불복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처럼 이 전 대표가 경선 사흘 만에 승복 선언으로 돌아선 것은 시간을 더 끌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무위 결론마저 거부하고 계속 경선 불복을 주장하면 자칫 ‘분열주의자’로 당내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일각에선 향후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이 더 심화해 당내 후보 교체론이 나올 경우에는 이번에 승복한 이 전 대표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제 원팀 여부는 이재명 후보에게 공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김효성·남수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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