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답 냈는데 성남의뜰만 고득점, 사업자 선정 특혜 의혹

허정원 입력 2021. 10. 14. 00:02 수정 2021. 10. 1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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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행안위·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13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국정감사 자료 제출 요구에 비협조적이라며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앞줄 오른쪽 둘째)이 신경천 성남시 행정기획조정실장(왼쪽)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속한 성남의뜰이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의 특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화천대유가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및 운영 계획, 공사 재원 조달 등에서 다른 컨소시엄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도 성남의뜰이 큰 점수 차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법원에 청구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7)씨의 사전 구속영장에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뇌물 700억원을 약정하고 5억원을 줬다는 혐의를 넣었는데, 이에 신빙성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대장동 개발사업의 ‘사업신청자별 사업계획서 세부 평가점수’에 따르면 성남의뜰은 가산점을 포함한 1010점 만점 중 994.8점을 받아 한국산업은행 컨소시엄(909.6점)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컨소시엄(832.2점)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큰 점수 차로 앞섰지만, 구체적 평가 항목을 따져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게 김형동 의원 등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대표적인 게 20점이 배당된 ‘AMC 설립 및 운영계획’과 ‘조직편성 및 인력운영 계획’ 부분이다. 성남의뜰은 AMC 설립 및 운영계획 9.2점, 조직편성 및 인력운영 계획 9.2점으로 합계 18.4점을 얻었다. 산업은행이 11.2점,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10.8점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사업계획서를 비교하면 사업 단계별 운용계획상에 큰 차이가 없고, AMC 관련 대목도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앞서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도 “배점 20점인 AMC 설립 및 운영계획을 세 컨소시엄이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배점이 100점인 별도 평가 부분도 의문이 남는다. 성남의뜰은 99점을 받아 산업은행(95점)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97점)에 앞섰다. 하지만 세 곳 모두 공사에 재원 조달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의미로 ‘공사의 미분양매입 확약 등 조건요청 여부’ 항목에 ‘해당 사항 없음’으로 답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그 밖에도 2015년 3월 컨소시엄 사업계획서 제출 하루 만에 결정한 점, 정민용 변호사 등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이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에 모두 참여한 점 등으로 논란이다.

김형동 의원은 “컨소시엄들의 사업계획서 내용이 대동소이한데도 성남의뜰이 유독 고평가를 받고 최종 선정됐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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