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콜럼버스 데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492년 8월3일 금요일 8시, 살테스의 강어귀에서 모래톱을 가로질러 항해를 시작했다. 해질 녘까지 강한 바람을 타고 남쪽으로 48마일을 항해한 후 카나리아제도 쪽으로 항로를 잡고 남서쪽으로 항해했다." 산타 마리아호 등 세 척의 배를 이끌고 출항한 이탈리아 출신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항해일지에 남긴 기록이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기념해 미국에서는 매년 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국경일인 '콜럼버스 데이'로 지정했지만, 이제는 콜럼버스 데이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상보다 늦은 10월12일 새벽에 육지를 발견했다. 선원들의 불신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다. 그는 지구가 실제보다 훨씬 작은 줄 알았고, 인도로 가는 길에 또 다른 대륙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입증했다. 바하마제도와 쿠바 등을 돌아다니며 온갖 진귀한 것을 수집해 원주민들을 데리고 스페인으로 귀환했다. 구세계와 신세계의 장벽을 허물고 식민지 시대의 막을 연 것이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기념해 미국에서는 매년 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국경일인 ‘콜럼버스 데이’로 지정했지만, 이제는 콜럼버스 데이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콜럼버스가 원주민을 노예로 삼고 잔혹행위를 일삼은 사실이 역사적 고증으로 드러난 데다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 식민지배에 대한 비판도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캘리포니아주 등 여러 지역이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바꿨다.
연방정부도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콜럼버스 데이인 11일을 원주민의 날로 선포하고 “많은 유럽 탐험가들이 부족국가와 원주민 공동체에 끼친 해악과 폭정의 역사를 인지한다”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2일 미국 최대 원주민 단체인 아메리카인디언전국회의(NACI)에서 과거 유럽인의 아메리카 대륙 상륙과 관련해 “부족국가 파괴, 폭력, 영토 강탈, 질병 확산의 시작이었다”며 “부끄러운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역사의 해석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앞으로 콜럼버스 데이의 위상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볼 일이다.
박완규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호중이 형! 합의금 건네고 처벌받았으면 끝났을 일… 형이 일 더 키웠다"
- 부모 도박 빚 갚으려고 배우 딸이 누드화보…주말극 ‘미녀와 순정남’ 막장 소재 논란
- 광주서 나체로 자전거 타던 유학생, 숨진 채 발견
- 팬 돈까지 뜯어 17억 사기…30대 유명 가수, 결국 징역형
- 구혜선, 이혼 후 재산 탕진→주차장 노숙…“주거지 없다”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