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 95세 英여왕, 처음으로 지팡이 짚고 등장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10. 1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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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무릎 수술 후 처음으로 지팡이 짚어
12일 지팡이를 짚고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 나타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AP 연합뉴스

올해 95세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공식 행사에 처음으로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여왕의 건강에 이상 신호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간 더타임스는 12일(현지 시각) 런던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열린 왕립군단 출범 100주년 기념 미사에 참석한 여왕이 검은색 지팡이를 짚었다고 보도했다. 여왕은 전용 차량에서 내린 다음 자신의 자리로 이동할 때 지팡이에 의지했다. 이 지팡이는 여왕이 2004년 찢어진 무릎 연골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회복할 때 일시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후 여왕이 공식 행사에서 지팡이를 사용한 사진이 찍힌 적이 없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때문에 17년 만에 등장한 여왕의 지팡이에 대해 건강 악화를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간 가디언은 “웨스트민스터사원 앞의 자갈길이 고르지 않아 지팡이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여왕이 지팡이에 체중을 크게 싣지는 않는 것 같았다”며 “건강상 이유라기보다는 편의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왕실은 ‘지팡이 논란’과 관련해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당장 여왕에 건강상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니지만 워낙 고령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왕은 걷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근년에 허리가 다소 굽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8년쯤부터 무릎 통증이 재발했지만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해 재수술을 피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1952년 아버지 조지 6세의 별세로 26세에 즉위한 여왕은 70년 가까이 재임하고 있다. 세계에서 생존해 있는 군주 중 최고령이다. 2015년 9월부터는 영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임한 군주라는 기록을 매일 쓰고 있다.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의 재임 기간(63년 7개월)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반려자였던 남편 필립공이 별세한 것이 여왕의 심신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필립공 별세 직후 여왕은 “그의 죽음은 나의 인생에 큰 상실감을 남겼다”고 차남 앤드루 왕자를 통해 언론에 밝혔다. 여왕이 대중에게 내색한 적은 없지만 왕실을 둘러싼 갖가지 논란으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미국 배우였던 메건 마클과 결혼한 둘째 손자 해리 왕손은 왕실과 절연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차남 앤드루 왕자는 성(性)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아직 여왕이 장남 찰스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이라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영국인들은 적어도 내년 5월 즉위 70주년 행사를 치를 때까지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여왕이 워낙 고령이기 때문에 즉위 70주년 행사를 마치고 나면 왕위 이양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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