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울렁거린다고 CT검사?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1. 10. 1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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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에디터 김철중의 건강 노트]

“백신 맞고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폐 CT 찍어보자는 사람들이 많아요. CT를 단순히 사진 찍는 거로 여기니 큰 일이에요”

헬스 에디터 김철중의 건강 노트

요즘 응급의학과나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하는 말이다. 응급실에 체했다고 와서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 찍자고 하고, 단순 두통 같은데 뇌 CT 찍자는 환자들이 많단다. 환자가 찍자는데 안 찍어 줄 수도 없고, 만에 하나 큰 병 있는데 안 찍어서 문제되면 큰일나니, 의사들도 CT를 ‘기계적으로’ 처방한다. 교통 사고 피해 환자들도 자기 돈 안 들어간다며 경증인데도 ‘흔쾌히’ 검사대에 눕는다.

방사선은 1급 발암물질로, 많이 받을수록 암 발생 위험은 커진다. 복부나 폐 CT 한 번 찍으면, 1년 동안 생활 속에서 피폭되는 방사선량(약 3밀리시버트)의 최대 다섯 배를 받는다. 나이가 어릴수록 위험이 커지니, 20·30대가 백신 이상 반응 호소로 찍는 CT는 정말 권장되지 않는다.

피폭 둔감 사례는 많다. 전신을 촬영하는 PET·CT는 자연방사선 피폭량 최대 8배인데도 상당수가 무증상 상태서 검진 형태로 찍는다. 유방촬영술도 젊은 여성이 받을 경우 암을 찾아내어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보다 피폭으로 되레 유방암 발생 위험이 더 크다. 이에 ‘생각 있는’ 대학병원은 35세 이하 여성은 아예 유방촬영술 금지로 설정해 놓는다. 하지만 직장에서 해주는 검진에 유방촬영술이 패키지로 들어가 있다고 20대 여성들이 꽤 찍는다.

국제 기준 이하인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식품에는 민감해 하면서 그보다 훨씬 피폭량이 많은 방사선 검사에는 왜 그리 관대한지 모르겠다. 독일에서는 의사가 CT 검사를 하자고 하면, 환자들이 먼저 피폭량을 물어보는 문화가 있다. 의사도 환자도 방사선 피폭에 주의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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