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민에 과일 선물'.. 양향자 선거법 위반 혐의 기소

양 의원, 본인과 관련 없다고 부인했지만
검찰, 양 의원 지휘한 것으로 판단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이 지난 4월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양향자 무소속 의원(광주 서구을)이 설을 앞두고 자신의 선거구민 등에게 과일 선물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광주지검은 양 의원, 지역사무소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한 양 의원의 친척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선거구민과 기자 등에게 만감(滿柑)류인 천혜향을 상자째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기자실에 찾아가 과일선물을 돌렸지만, 기자들이 선물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물을 받은 기자 중 일부가 양 의원의 선거구민으로 확인되면서 관련 논란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번졌다.

양 의원 측은 "A씨가 양 의원실에서 관리하는 연하장 발송 대상자 명단을 참조해 과일을 선물했고, 선물 비용도 남편이 부담했으며 양 의원의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선거법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실상 양 의원의 지휘 아래 기부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7월 A씨는 지역사무소 동료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직원 인건비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빼돌린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양 의원은 A씨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