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과 병사, 두발·전투화 똑같이.. 식당·이발소도 함께 사용
앞으로 군(軍) 장성부터 이등병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두발 규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국방부 민관군 합동위원회는 13일 결과 보고회에서 “신분별 불합리한 차별을 개선하라”며 “간부와 병사에 각각 다른 두발 규정을 적용했던 것을 단일화하라”고 권고했다. 그간 군 장교·부사관은 가르마를 탈 수 있는 ‘간부형’으로 머리를 기를 수 있었지만 병사들은 머리카락을 1~3㎝ 길이로 짧게 쳐올리는 ‘스포츠형’ 규정을 따라야 했다.
최근 군 안팎에선 ‘병사도 머리를 기를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지난해 9월 “간부·병사 두발 차등 적용은 차별”이라는 진정이 제기됐다. 이에 육군은 지난 3월 내부 전산망에서 머리를 기를 수 있는 개선안을 제시해 현역병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해·공군에서도 두발 규정 완화 움직임이 있었다.
합동위는 또 그간 일선 부대에서 식당·목욕탕·이발소를 장군용·간부용·병사용 등으로 차등화해 운영했던 관행도 고치라고 권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동위 권고는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장성들의 특권으로 인식됐던 ‘장군화’(지퍼형 전투화)와 간부 계급의 상징이었던 ‘사제(私製) 운동복’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육군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 보고에서 “전투화·운동모·운동복 등 6개 피복류 품목을 계급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착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투복은 계급 구분 없이 동일하지만 군용 운동복은 병사들에게만 지급됐다. 간부들은 민간 운동복을 자유롭게 구입해서 입었다. 이를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장군에게만 지급됐던 지퍼형 전투화도 없애고 모든 장병이 끈과 지퍼 모두 사용한 ‘신속 착용 패드’를 부착할 수 있도록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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