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무승부' 최종예선서 확인한 벤투의 3가지 '새 카드'

황민국 기자 입력 2021. 10. 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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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손흥민, 전진 황인범, 좌우 송민규

[경향신문]

1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 후반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변의 조언에 변화 단행
손흥민 슈팅 강점 살리고
황인범·송민규 유연한 기용
남은 6경기 ‘전술 다양화’ 기대

자신만의 확고한 축구 철학과 전술을 중시하던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2)이 카타르로 향하는 마지막 고비에선 달라졌다. 최장수 감독인 그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경질설까지 나돌자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며 변화를 단행한 것이다. 12일 이란 원정에서 1-1로 승점을 따낸 데에도 벤투 감독의 변화와 유연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의 달라진 활용법이 대표적이다. 손흥민의 강점은 누가 뭐래도 슈팅이다. 두 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그는 찬스를 놓치지 않는 킬러 본능으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기록해 유럽에서도 톱 클래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손흥민이 벤투 감독 부임 이래 태극마크만 달면 해결사가 아닌 도우미로 변신하는 게 아이러니였다.

실제로 기록을 살펴보면 과거 A매치 71경기에서 26골을 쏟아낸 그가 최근 23경기에선 6골에 그쳤다. 최종예선 첫 경기였던 이라크전에선 골이 아닌 슈팅조차 단 1개만 기록했다.

작전 지시하는 벤투 감독. 연합뉴스

다행히 벤투 감독은 지난달 이라크전을 기점으로 손흥민의 역할에 변화를 줬다. 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오는 빈도를 낮추고, 패스보다 슈팅에 힘을 기울이도록 주문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7일 시리아전에선 8개의 슈팅, 이란전에선 5개의 슈팅을 시도해 각각 1골씩 총 2골을 터뜨렸다. 그가 A매치에서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것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벤투 감독이 황의조(29·보르도)만 오롯이 신뢰하던 원톱 자원의 대안으로 손흥민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띈다. 손흥민은 시리아전에선 황의조가 벤치로 나간 뒤 섀도 스트라이커에서 원톱으로 역할을 바꿔 2-1 승리를 결정짓는 극장골을 터뜨렸고, 이란전도 후반 36분부터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웬만하면 황의조의 풀타임을 고집하던 벤투 감독이 플랜 B로 손흥민을 고려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새로운 중원 사령관으로 떠오른 황인범(25·루빈 카잔)의 전진 배치도 최종예선에서 드러나는 변화다. 과거 벤투 감독은 황인범의 눈부신 활동량과 공수 연결 능력을 인정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게 했지만, 시리아전과 이란전에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리며 큰 효과를 봤다. 공격수들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공격 포인트가 눈에 띄지 않을 뿐 그의 발 아래 득점에 가까운 장면이 쉼없이 연출됐다. 공격이 풀리지 않던 시리아전에서 날카로운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송민규(22·전북)가 좌우 측면을 번갈아 뛰면서 유럽파로 굳어졌던 공격 진용을 넓힌 것도 긍정적이었다. 송민규가 전반기와 비교해 다소 득점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헌신적인 움직임이 나머지 동료들의 체력을 보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벤투 감독은 “선수 개개인을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양쪽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는 부분이 장점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이 최근 변화를 통해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잘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제 최종예선이 6경기가 남았는데, 황의조와 손흥민이 한꺼번에 다치는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 등도 앞으로는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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