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흑수 피해인데 보상 안 돼" 벼 재배 농민 보상 갈등
[KBS 대전] [앵커]
벼 수확철을 앞두고 충남 서해안 지역의 일부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태풍 때 강풍을 맞은 벼들이 까맣게 변해버린 '흑수 피해'를 입었기 때문인데요,
정부의 구제 절차를 제대로 몰랐던 농민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보도에 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확을 앞둔 한 논입니다.
황금 들녘이어야 할 곳이 거무스름하게 변했습니다.
지난 여름에 발생한 태풍과 집중호우로 벼 이삭이 상처를 입어 까맣게 변하는 흑수 현상입니다.
["이런 건 상품가치가 없어요."]
흑수 피해를 입은 벼는 쭉정이가 많아 수확량이 크게 줄어드는데, 서산과 당진 등 충남 서해안 5개 시군에서 농경지 약 7천ha, 농가 1,400여 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정부가 지난 8월 25일부터 열흘동안 흑수 피해 농가들의 접수를 받아 피해 보상에 나섰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해 접수를 하지 못한 농민들이 상당수입니다.
[류중위/벼 재배 농민 : "상당히 피해자가 많은데 아는 사람만 신청했기 때문에 그게 문제죠."]
뒤늦게 구제 신청을 할 경우 자치단체의 재량에 따라 보상을 해주도록 돼 있지만, 자치단체마다 예산 부족으로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서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상황에서는 추가 접수를 할 수가 없겠죠. 시 재정도 지금 재난지원금 확대가 되다 보니까 녹록하지가 않은 상태여서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예산 문제로 서로 떠넘기면서 자연재해를 입은 농민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한솔 기자 (s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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