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장K] 대전하청업체 상담사에 '악성 민원인' 전담시킨 KB국민은행
[KBS 대전] [앵커]
고객의 폭언과 욕설로부터 상담사 등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도록 사업주에게 예방 조치를 강제하는 법규가 3년 전에 시행됐죠.
그런데 KB국민은행이 하청업체인 콜센터를 통해 일부 상담사들에게 욕설과 폭언 등을 일삼는 악성 민원 고객을 전담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장K, 정재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KB국민은행 콜센터로 걸려온 상담 전화입니다.
고객이 통화중에 갑자기 상담사에게 욕설을 퍼붓습니다.
[A 고객/음성변조 : "죄송하면 꺼지고 업무도 못하는 게 까불어.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먼저 종료합니다.) 끊어 X 같은 X아. 네가 사람이야 개XX지."]
또 다른 상담사도 고객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습니다.
[B 고객/음성변조 : "모르면 씨XX아 우리 아버지한테 XX해봐. (욕설하시면 상담이 어렵습니다.) 네가 뭔데 안 해?"]
수시로 이런 폭언과 욕설, 성희롱에 시달리는 상담사들은 자괴감과 우울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콜센터 상담사/음성변조 : "울면서 콜 받는 상황도 많아요.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목소리는 '솔'톤으로 고객님 감사합니다."]
문제는 지난 2018년에 상담사 같은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해 대응 매뉴얼이나 예방책을 마련하도록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법이 시행됐는데, KB국민은행은 하청업체인 콜센터를 통해 오히려 일부 상담사들에게 악성 민원인을 전담하게 한 겁니다.
'관심민원고객' 25명의 명단을 3개 하청업체와 협의해 콜센터에 전달했고, 업체별로 상담사 5~6명이 이들 상담을 도맡았습니다.
[김현주/KB국민은행 콜센터 노동조합 지회장 : "(악성 민원) 고객들을 용역업체에서 전담하게 되리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거든요."]
더욱이 상담사들은 신고를 하려 해도 고객정보와 녹취록을 제공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은 신입 상담사들에 대한 보호차원에서 상담 대응 경력이 많은 일부 상담사들에게 악성 민원인 상담을 맡겼다며, 시범사업 후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폐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은행 정규직원 가운데도 악성 민원인 상담을 맡는 직원들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하청업체 콜센터 상담사들은 여전히 악성 민원 고객 전담반이 운영되면서 실적 가점까지 주고 있다며 KB국민은행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홍성훈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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