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측, 성추행 피해자에 "소프트하게 해결하자"

송주상 기자 2021. 10. 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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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 1심 재판에 참석하고 있는 오거돈 전 부산 시장. /뉴시스

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측 관계자가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일을 좀 소프트하게 해결했으면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오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날은 오 전 시장 항소심 재판이 열린 날이기도 하다.

피해자는 작년 4월 초에 벌어진 성추행 사건 이틀 뒤 오 전 시장의 측근이자 부산시 정무직 공무원인 신모씨가 만나자며 연락을 해왔다고 밝혔다. 당시 신씨는 일이 커지면 정무직 공무원들이 그만둬야 한다며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가해도 이어졌다. 피해자는 “그 일이 있고 나서 출근했는데 메신저로 시장님 어디 가신다, 이런 메시지 왔다”라며 “바로 밑층에 있다고 하니까 손도 떨리고 물만 먹어도 토하고 너무 힘들었다”라고 전했다.

오 전 시장은 4월 15일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자 태도를 바꿨다. 애초 그는 피해자에게 4월 안에 사퇴하겠다고 밝혔으나, 총선 이후 연락에 답을 하지 않거나 늦게 보냈다.

그러나 합의를 종용하는 연락은 계속됐다. 총선이 끝난 일주일 뒤인 22일, 피해자는 처음 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남성은 오 전 시장의 사퇴는 막아야 되지 않겠냐며 만나자고 제안했다. 또 그는 “처리 방법이 꼭 그 방법밖에 없는지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일을 좀 소프트하게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했다.

당황한 피해자가 오 전 시장이 연락하라고 했냐고 묻자 남성은 “그렇게 말하면 또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라고 답했다. 이날 통화는 12분 동안 이어졌다.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SBS에 오 전 시장과 개인적 친분은 없다면서 피해자에게 가까운 사이라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항소심 재판은 피해자 진료기록 재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14분 만에 종료됐다. 오 전 시장은 1심에서 피해자가 강제추행 피해로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을 겪었다는 진료기록이 인정되며 실형을 받았다. 이에 오 전 시장 변호인 측은 진료기록 재감정을 대한의사협회에 부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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