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롯데 대리점, 업계 첫 상생 협약
[경향신문]
노조 “최대한 쟁의행위 자제”
대리점협 “정당한 활동 보장”
택배노조와 롯데택배 대리점협의회가 ‘상생 협약’을 맺었다. 최근 택배기사와 대리점주 사이의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상황에서, 처음으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택배 문제를 해결하자고 합의한 것이다.
택배노조와 롯데택배 대리점협의회는 13일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사무실에서 만나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문 이행을 위한 상생 협약’에 서명했다. 롯데택배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와 함께 택배산업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다. 롯데택배는 990개의 대리점이 있다.
양측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문이 택배 현장에서 온전히 이행될 수 있도록 협력하며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는 지난해 택배기사들의 잇따른 사망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뒤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사정이 함께 만든 것이다.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 내용이 이행되고 정착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2월까지 최대한 쟁의행위를 자제하기로 했다. 대리점 측이 사회적 합의를 위반했거나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는 행위를 한 게 아니라면 각종 사안이 발생했을 때 노조와 대리점협의회가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또 필요할 경우 양측이 택배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협의를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리점협의회는 노조를 인정하고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양측은 “택배 현장에 존재하는 현안을 시급히 해결하며, 현안이 발생했을 시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와 대리점협의회의 상생 협약 체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월 말 CJ대한통운의 김포 대리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택배기사와 대리점주 간 갈등이 크게 불거졌다. 노동계에서는 CJ대한통운과 대리점 측이 택배노조를 교섭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노동환경 개선의 실질적 권한을 가진 CJ대한통운이 뒤로 빠져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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