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7년 만에 최고치..ESG 때문에 에너지대란?
[앵커]
국제유가가 1배럴에 80달러를 돌파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125%나 급등했습니다.
국내 기름 값도 열흘째 상승세입니다.
서울 시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1,700원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산업은 활기를 되찾고 있는데, 원유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ESG, 즉 환경을 강조한 투자도 에너지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석유산업에 대한 투자가 2004년 이후 가장 적다며 투자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석유업계에 시추 계획 재고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환경 규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탄소 중립을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란 시각과 속도를 조절해달라는 요구가 맞서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전기 부족으로 정전사태를 겪은 중국.
전기 생산의 60%를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전력용 석탄 가격이 연초에 비해 3배로 폭등했습니다.
무역분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이 막힌데다 탄소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 자체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정연제/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팀장 :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석탄발전을 감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같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유럽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독일 등 주요 국가의 전기 도매가는 지난 넉 달 사이 두 배 정도 올랐습니다.
바람이 적게 불어 풍력발전이 줄어든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런 상황에서 겨울 난방수요까지 가세하면 세계적으로 에너지난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이라든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친환경 정책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그린플레이션'.
유럽연합은 재생에너지에 더 집중하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유럽연합 집행위원장/지난 6일 : "길게 보면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 단가가 더 안정적이고, 해외 의존이 적기 때문이죠."]
그러나 산업계는 탄소중립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류성원/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 : "제조업 비중이 높고 재생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우리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탄소 중립과 물가 안정.
이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가 세계 각국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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