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도덕성 공격에 윤석열 "더 털릴 것도 없다"
[경향신문]
홍 의원 제주공항 확장안 묻고
윤 “원 지사가 어렵다 하더라”
“천공스승은 좋다더라” 공격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 두번째 토론회에서 후보 4명 간 전략적 연대의 구도가 조금씩 구체화됐다. 13일 제주 KBS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천공스승’, 대장동 의혹 수사를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몰아붙였다. 윤 전 총장은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라고 치켜세웠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향해 칭찬 세례를 이어갔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의 경제성장 공약을 집중 비판했다.
지난 11일 첫 토론회에서 논란이 됐던 ‘천공스승’과 윤 전 총장의 관계가 이날도 거론됐다. 이번에는 유 전 의원이 아니라 홍 의원이 꺼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제2제주공항 건설 대신 현 제주공항 확장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윤 전 총장이 “원 전 지사한테 물어봤더니 (확장안은) 어렵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천공스승) 유튜브를 보라고 해서 봤더니 그분은 제주공항 확장안이 좋다고 하더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당황한 듯 웃으며 “모르겠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요즘 발표된 도덕성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지사의 도덕성이 떨어진다는 응답이 49.1%, 그다음에 윤 전 총장이 31.6%”라며 “본선에 나가면 극복해야 할 문제다.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지금까지 탈탈 털려왔기 때문에 더 털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윤 전 총장 공세를 이어갔다. 유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장동 철저 수사를 지시했다”면서 “문 대통령 때 검찰총장을 한 분으로 대장동 수사하라는 말이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윤 전 총장은 “(대통령 뜻을) 해석 잘했으면 제가 쫓겨났겠느냐”고 맞받았다.
윤 전 총장은 원 전 지사를 향해 “대장동 1타 강사 유튜브를 봤다. 법조인을 넘어 설명을 아주 잘하신 것 같다”고 칭찬하며 제주지사 시절 부패 척결과 채용비리 근절, 부동산 투기 억제 과정에서 저항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었다. 경쟁 후보 간 토론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호적인 질문이었다.
원 전 지사는 앞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토론이 말꼬리 잡는 거 하다가 점점 밑으로 내려가더니 이제 손바닥에 뭘 썼니, 끝에는 항문에 침을 맞았느니 하며 계속 배꼽 아래로 내려간다”고 말했다. 무속 논란 공방에서 윤 전 총장을 두둔하는 발언이었다. 이날 토론회까지 두 사람 사이 화기애애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과는 거세게 충돌했다. 원 전 지사는 잠재성장률 3%로 국민소득 5만달러를 이루겠다고 한 홍 의원의 경제성장 공약을 문제 삼으며 “매년 3% 성장하면 (국민소득 5만달러까지) 15년이 걸린다. 대통령 15년 하실 건가”라고 몰아세웠다. 홍 의원이 “대통령 5년 재임 중에 다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목표치를 정한 것”이라고 하자 “그러면 왜 10만불을 제시하지 않았느냐. 3%씩 20년 성장하면 10만불”이라고 재차 따졌다.
후보들은 모두 제주2공항 건설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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