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가자" 날카로웠던 안우진의 157km, 일주일 전 난조는 우연[MD포인트]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단순하게 가자."
최근 키움 우완 안우진은 홍원기 감독 및 코칭스태프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및 부적절한 술자리로 징계를 받고 돌아온 뒤 2경기 연속 쾌투했다. 그러나 6일 고척 삼성전서는 3이닝 8피안타 4볼넷 7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사실 안우진은 징계를 받기 전부터 '스텝 업'의 향기를 강력하게 풍겼다. 여전히 150km 중반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의존도가 높은 건 맞다. 앞으로도 안우진의 최대 강점은 빠른 공이다. 하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등 어느 상황에 어떤 변화구로 승부해야 통한다는, 경기운영의 묘에 대한 감을 잡은 모습이었다.
징계기간 반성도 하고 다시 몸도 만들면서, 오히려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었다. 어깨는 더 싱싱해졌다. 여전히 150km대 패스트볼을 펑펑 뿌린다. 그렇게 9월23일 고척 NC전(5⅔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1사구 1실점), 9월 30일 광주 KIA전(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볼넷 무실점)서 에이스 모드를 선보였다.
한 차례의 부진을 딛고 일주일만에 돌아왔다. 13일 고척 NC전 역시 패스트볼은 157km까지 나왔다. NC 이동욱 감독은 "빠른 볼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라고 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안우진은 이날 평소보다 슬라이더를 줄이고 커브 비중을 높였다. 최저 123km이 찍힌 커브와 패스트볼의 구속 차는 상당하다. 빠른 볼에 타이밍을 맞추는 타자에게 느린 커브는 빗맞은 타구 혹은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좋다.
커맨드가 좋지 않았던 삼성전과 달리, 이날 안우진의 패스트볼은 예리했다. 포수가 줄곧 호흡을 맞추던 이지영이 아닌 박동원이었지만, 호흡은 전혀 문제 없었다. 패스트볼과 커브 위주로 100구를 소화하면서 7이닝을 먹었다. 삼진도 5개를 솎아냈다.
홍 감독은 "(지난 등판 부진으로) 크게 수정한 부분은 없다. 너무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단순하게 가자고 했다. 구위가 워낙 좋은데 많은 생각이 본인을 힘들게 한다. 박동원과 준비를 잘 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6일 삼성전 부진이 우연임을, 그 전 두 차례 등판의 간격이 진짜 모습이었음을 증명했다. 복귀 후 4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3.74. 그러나 삼성전을 뺀 3경기는 21⅔이닝 3자책 평균자책점 1.45, 탈삼진 23개. 언터처블이다.
[안우진.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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