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국민가수]-꿈을 현실로 만드는 이주천의 '리얼리티(Reality)'

최보윤 기자 2021. 10. 13. 20: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국민가수'에 출전한 '대학부' 이주천. '윙크남' '고막남친' 등 별명이 붙었다. /TV조선

안녕하세요? ‘국민가수 지기’입니다. 7일 첫 포문을 연 TV조선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를 빛낸 화제의 출연진이나 명장면을 골라 지면 등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려 드립니다.

지난 1회 돌풍의 주역이었죠. 전국 팔도 숨은 고수들이 모인 ‘상경부’. 이번 국민가수를 통해 신설됐습니다. 노래, 그 하나만을 위해 하루에 200인분 숯불을 구우며 매운 눈물을 삼켰다는 숯불 총각 김동현(28)의 활약도 대단했고요, 지난번 ‘다시 읽는 국민 가수’ 코너를 통해 소개해 드린 등단 시인 이솔로몬(29) 역시 아름다운 싯말같은 목소리로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내일은 국민가수'의 이주천/TV조선

이번에 ‘국민가수 지기’가 살펴볼 분은 ‘대학부’ 이주천(30) 출연자! 국민가수의 문을 연 대학부는 신선함과 패기, 독특한 자기만의 음악적 해석으로 처음부터 귀를 쫑긋하게 했습니다. 황금빛 올하트의 물결이 무대에서 사라지기 무섭게 올하트가 연달아 이어졌는데요, UC 얼바인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다는 이주천의 등장은 그 황금빛 물결 속에서도 자신만의 빛을 간직하고 있더군요. 곱고 섬세한 목소리, 자연스러운 미소, 부드러운 기타선율… 무대를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그는 영화 ‘라붐’(1980) OST인 리차드 샌더스의 ‘Reality’(리얼리티)를 선곡해 감미로움으로 무대를 휘어잡았던 주인공이죠.

이주천의 무대매너 덕에 벌써부터 ‘윙크남’ ‘고막남친’ ‘헤드폰남’ 등 다양한 별명이 붙었다지요. ‘윙크남’은 그가 기타를 연주하며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연속 찡긋 날리는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는군요. ‘헤드폰’은 영화 ‘라붐’을 보신 분이라면 단번에 떠올리실 텐데요.

영화 '라붐' 속 한 장면/고몽 필름 컴퍼니

시끄러운 파티장에서 10대 청년 마튜(알렉상드르 스털링)가 청초한 모습의 10대 소녀 빅(소피 마르소)에게 헤드폰을 씌워주며 둘만의 공간을 만들죠. 풋풋한 첫 사랑의 간질간질한 순간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나은 건 없어 보입니다. 마스터 백지영은 “이 노래가 나올 때 소피마르소가 있으면 뒤에서 헤드폰을 끼워주는데 그 장면이 기억나면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렸고 감미로운 음색에 매료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마스터 이석훈은 “국민가수가 되려면 4마디 안에 끝나야 되는데 4마디 안에 끝났다”며 ‘국민가수 4마디론(論)’이란 촌철살인 명강의를 펼쳤죠.

'내일은 국민가수'의 이주천/TV조선

저는 이주천의 영화 같은 리얼리티를 들으면서 ‘라붐’의 헤드폰 장면과 함께 영화 ‘비긴 어게인’(2013)도 떠오르더군요. 댄(마크 러팔로)과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뉴욕 거리를 걷다 이어폰 Y잭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함께 들으며 둘만의 시공간을 만드는 것. 둘은 지하 클럽으로 향하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두 사람만의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죠. 서로 다른 곳, 다른 환경, 다른 시각, 다른 생각을 하며 자랐을지 몰라도 서로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듣고 있는 순간만큼은 몰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음악이 국경을 넘을 수 있는 배경이겠죠.

영화 '비긴어게인'의 한 장면/판씨네마

영화 속 댄은 그레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어쩌면 음악이, 아니 ‘국민가수’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데요.

<Dan: Thats what I love about music. Gretta: What? Dan: One of the most banal scenesis suddenly invested...with so much meaning. All these banalities. Theyre suddenly turned into these...these beautiful, effervescent pearls. From music>

<<b>”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 >

‘라붐’은 이주천 출연자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 영화일 텐데 그때의 감수성을 다시 자극하게 만들다니…. 마치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만들어주는 듯하니 노래의 힘이란 건 듣는 것 이상의 상상을 자극하는가 봅니다. 시간 여행자로 만들어주며, 추억 속에 놓아주기도 하고, 잠시 행복 혹은 눈물로 마음을 다지게 하죠. 목소리 자체가 위로가 되기도 하고, 노랫말에 용기를 얻어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도 있고요.

이주천의 ‘리얼리티’가 그랬달까요. 공감과 공명의 순간. 리얼리티 노래를 듣다 보면 주인공의 사랑 고백에 관한 이야기지만, ‘이주천의 리얼리티’는 조금 다르게 들리더군요. 노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듯 들렸달까요. 여기서 잠시 ‘리얼리티’의 가사를 볼까요? 일부분을 발췌해 봤습니다.

'내일은 국민가수'의 이주천/TV조선

Dreams are my reality the only kind of reality(꿈은 나의 현실이고 그건 다른 종류의 현실이지)

maybe my foolishness is past and maybe now at last.(만약에 나의 어리석음으로 놓쳐버렸다면 지금이 마지막이라면)

I’ll see how the real thing can be.(난 이 현실이 어떻게 될지를 볼거야)

Dreams are my reality a wondrous world where I like to be.(꿈은 나의 현실이고 이 놀라운 세상은 내가 원했던 대로야)

illusions are a common thing.(환상이란건 그리 특별하진 않아)

I try to live in dreams although it’s only fantasy( 난 꿈을 꾸듯이 살아가려해 그게 비록 환상일 뿐이라도 말이야)

Dreams are my reality(꿈은 나의 현실이야)

오랫 동안 미국 유학을 했다는 이주천은 대학 재학 시절인 2015년 슈퍼스타K7에도 출전한 바 있습니다. 당시 ‘클리블랜드 훈남’이란 애칭으로 등장했더군요. 본선 진출 탑 26(공동 12위)에 올랐습니다. 이듬해 ‘듀엣 가요제’에 등장해 에일리와 함께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그 보다 더 단련되고 절제되면서도 감미로워진 모습입니다. ‘국민 가수’ 마스터 예심에 합격한 순간 대학원 자퇴를 결심할 정도로 ‘국민 가수’에 진심과 열성을 다하고 있다는데요. 그가 꿈꾸던 시간이 환상이 아닌, 진짜 현실로 이루어지는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