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프트하게 해결하자".."모르는 번호에 공포감"

강청완 기자 2021. 10.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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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오늘(13일) 있었습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강제추행 사건 이틀 뒤, 오 전 시장의 측근이자 부산시 정무직 공무원이던 신 모 씨가 피해자에게 만나자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이 씨가 피해자 번호를 건네줬다고 지목한 전 모 씨는 경찰에서 다 진술했다고만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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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첫 인터뷰

<앵커>

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오늘(13일) 있었습니다. 사건 이후 지금까지 1년 반가량 법정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2차 가해는 계속됐고, 이 때문에 피해자는 아직도 평범했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 이후 반복되는 2차 가해의 고리를 끊고,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도와야 한다는 취지에서 저희 취재진은 어렵게 피해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피해자는 2차 가해 조사를 간절히 원한다면서 더이상은 자신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인터뷰 내용은 음성 대역을 썼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첫 소식, 강청완 기자입니다.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의 강제추행 사건 이틀 뒤, 오 전 시장의 측근이자 부산시 정무직 공무원이던 신 모 씨가 피해자에게 만나자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신 씨는 일이 커지면 정무직 공무원들이 그만둬야 한다며 합의를 종용했습니다.


[피해자 (음성대역) : 정무직에 내 식구들 일자리 다 잃고,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애들 다 길거리 나앉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노골적인 요구에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피해자 (음성대역) : 그 일이 있고 나서 출근을 했는데 메신저로 시장님 어디 가신다, 이런 메시지 오고 바로 밑층에 있다고 하니까 손도 떨리고 물만 먹어도 토하고 너무 힘들더라고요.]

4월 안에 사퇴하겠다던 오 전 시장 측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지만 4·15일 총선이 끝나자 기류가 바뀌었다고 피해자는 말합니다.

연락을 보내도 답이 오지 않거나 늦어지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4월 22일, 모르는 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여보세요? ○○○씨? 한번 뵈었으면 해서… 전화했습니다.]

오 전 시장과 가깝고 사건을 잘 알고 있다는 이 남성.

번호를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당시 부산시 고위 인사였던 오 전 시장의 핵심 참모를 언급합니다.

[번호는 △△△씨가 주셔서… 만나볼 수 있겠습니까. ○○○씨 편한 데서.]

시장직 사퇴는 막아야 하지 않겠냐며 계속 만나자고 제안합니다.

[처리방법이라는 게 꼭 그 방법밖에 없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 참 많습니다. 일을 좀 소프트하게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오 전 시장이 연락하라고 했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또 그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회유 시도는 12분 동안 이어졌고 피해자는 불안을 넘어 공포를 느꼈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자 (음성대역) : 모르는 번호로 전화 오니까 너무너무 무섭고 불안하기도 하고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구나, 숨겨도 의미가 없겠구나.]

SBS 취재 결과 전화를 건 남성은 부산의 사업가 이 모 씨.

이 씨는 SBS 기자에게 전화를 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지시를 받은 적은 없고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오 전 시장과는 개인적 친분이 없고 가까운 사이라고 말한 건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가 피해자 번호를 건네줬다고 지목한 전 모 씨는 경찰에서 다 진술했다고만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선수) 

▷ 지인 · 동료 압박에 신원 노출까지…지독한 2차 가해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496496 ]
▷ '오거돈 사건' 1년 반 지났는데…피해자 인터뷰 계기는?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496498 ]

강청완 기자blu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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