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10분' 공무원 합격 갈렸다..번복 통보에 극단 선택한 고3 유족의 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 7월 부산시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최종합격 안내를 받았다가 번복 통보를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고등학교 3학년 A군(19)의 유족이 청와대 청원글을 올려 공무원 면접제도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무원 면접 50조 3항 면접관의 양심에만 의존하는 우수제도 폐지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숨진 A군의 유족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수많은 공무원 준비생들이 면접 시스템으로 인한 억울한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며 "공무원 면접 프리패스권 50조 3항 폐지를 위해 국민청원한다"고 설명했다.

지방공무원 임용령 50조 3항에 따르면 면접관 과반수로부터 5개 평정항목에서 '상'을 받은 응시생은 '우수' 평가를 받게 된다. '우수'를 받은 응시생은 필기시험과 상관없이 최종합격이 가능하다. 만약 면접에서 '보통'을 받으면 '우수'를 받은 응시자까지 포함한 필기시험 성적 순으로 선발된다.

A군은 면접에서 '보통'을 받았고 필기시험에서 3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채용에선 총 3명을 뽑았는데, A군은 같은 반 학생이던 B군이 면접에서 '우수'를 받아 합격하면서 최종 탈락하게 됐다.

청원인은 이에 대해 "면접관이 10여분 남짓의 면접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고, '우수'를 받으면 1등 합격한다는 것에 수긍할 수 있는 청년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무원의 자녀들도 공무원 준비를 한다"며 "응시생들은 본인의 필기 등수, 면접 평정표가 비공개라서 절대 알 수 없다. 면접관의 양심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모든 면접관들이 양심적일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A군은 특성화고 출신 고3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시설직 9급 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해 온라인채용시스템에서 합격됐다는 문구를 받았으나 번복돼 탈락했다.

시 교육청을 방문한 A군은 합격 통보 문구가 행정적 실수라는 설명을 듣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 측은 관련 공무원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소한데 이어 직무유기 및 자살방조 혐의로 김석준 부산교육감을 추가로 고소한 상태다.

수사를 하고 있는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고소가 들어온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사하고 있다"면서 "자세한 수사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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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 기자 lhjbora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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