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대..골프대회도 튀어야 산다

조효성 2021. 10. 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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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막 동부·한토신 대회
女 최초 변형스테이블포드로
이글은 5점·버디땐 2점 부여
男 시니어는 최초의 야간대회
PGA플레이어스는 '최다 상금'
사상 첫 2천만달러 내걸어
KPGA 챔피언스투어 머스코 문라이트 시니어오픈(왼쪽 사진)은 국내 최초로 `야간 골프`로 경기를 치렀고 KLPGA 신생 대회인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은 비공개로 열리던 프로암 대신 `셀러브리티 프로암`으로 이벤트 대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 = 머스코·KLPGA]
국내 최초 야간 대회, 이글 5점과 버디 2점 등 독특한 운영, 캐디에게도 홀인원 자동차 증정, 최고 상금….

프로골퍼들 간 샷 대결이 펼쳐지는 골프 대회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최대 홍보 효과를 거두기 위한 독특한 운영 방식이나 관전 포인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각 대회 스폰서 기업은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을 들여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14일부터 나흘간 열전에 돌입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생 대회인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은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최초' 타이틀 두 개를 달았다. 먼저, 일반적으로 내부 행사인 프로암 이벤트를 아예 유명인과 선수들이 펼치는 '셀러브리티 프로암'으로 열며 TV 중계까지 했다. 이어 본 대회도 '최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익산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일반적인 '스트로크 플레이'가 아닌,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다. 공격적인 골프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 등으로 각 홀 성적에 매긴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똑같이 이븐파를 기록해도 '파·파'는 0점이지만 '버디·보기'는 1점이다. 당연히 공격을 해야 한다.

이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야마하·아너스 K오픈에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대회를 열고 있지만, KLPGA투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유독 '야간 골프'가 인기를 끌지만, 프로골프 대회가 야간 조명 아래에서 열린 적은 거의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2019년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를 포함해 두 번밖에 없다. '야간 골프 강국' 한국에서도 밝은 조명 아래에서 샷 대결이 펼쳐졌다.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열린 KPGA 챔피언스투어 머스코 문라이트 시니어오픈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에서 프로골프 정규 대회가 조명 아래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스포츠 등 특수 조명 시스템 전문 글로벌 기업인 머스코 스포츠 라이팅의 한국 법인인 머스코 코리아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대회 개최가 성사됐다. 해가 진 오후 6시 30분에 경기가 시작되는 만큼 경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수들이 전 홀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샷건' 방식으로 열렸다.

최근 막을 내린 KPGA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자동차 회사가 스폰서십을 맡으며 '자동차 파티'로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우승자 이재경은 전기차 GV60을 부상으로 받았고, 17번홀은 홀인원 부상으로 선수와 캐디에게 모두 차량을 내걸며 최초 '캐디 홀인원 부상'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주목받았다.

튀어야 사는 골프 대회 경쟁을 벌이는 곳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메이저 대회가 아니지만 화끈한 상금을 내걸어 '제5 메이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 열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사상 첫 총상금 2000만달러 시대'를 열며 전 세계 골퍼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총상금은 US오픈 1250만달러, PGA 챔피언십 1200만달러, 마스터스와 디오픈이 각각 1150만달러였다.

14일 열리는 PGA투어 더 CJ컵의 별명은 'PGA투어 맛집'으로 통한다. '더 CJ컵'은 지난 4년간 대회를 통해 최고의 선수 서비스를 자랑하며 PGA투어 공식 '맛집'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대회를 경험해본 선수들이 동료들에게 추천하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는 세계 랭킹 톱10 중 7명, 미국과 유럽의 라이더컵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17명, 지난 시즌 페덱스컵 30위 이내 선수 2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필드에서의 치열한 승부는 선수들만 펼치는 것이 아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가장 큰 홍보 효과를 얻기 위해 벌어지는 대회 간 마케팅 전쟁도 골프팬을 즐겁게 한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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