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운다

박영서 2021. 10. 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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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군대가 어떻게 싸우는지, 전장에 선 군인이 무엇을 느끼는지, 잘 싸우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공부한 기록이다.

1부 '전쟁이란 무엇인가'에선 현대 전쟁의 원인과 원리를 살펴본다.

2부 '대전략과 전쟁 지휘'에선 정치와 전쟁의 관계 및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이에 따라 훈련 과정이 개선되었고, 20여 년 뒤인 베트남전쟁에선 사격 비율이 90%까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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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라는 세계 최영진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우는 이유는 전쟁의 본질 때문이다. 인류사 그 어떤 전투도 막무가내로 싸워서 이긴 적이 없다. 전력이 약할수록 머리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총체적 군사력이 아니라 국지적 우세를 확보하는 것이 언제나 중요했다. 이순신 장군이 일구어낸 전승의 비법도 이것이다."(본문에서)

책은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군대가 어떻게 싸우는지, 전장에 선 군인이 무엇을 느끼는지, 잘 싸우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공부한 기록이다. 존 스토신저의 '전쟁의 탄생', 엘리엇 코헨의 '최고사령부' 등 근·현대 군사학 고전 36권을 골라서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현재에도 유익한 내용을 정리했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전쟁이란 무엇인가'에선 현대 전쟁의 원인과 원리를 살펴본다. 20세기 들어 전쟁을 시작한 어떠한 국가도 승리하지 못했는데,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전쟁 개시를 결정하는 정책 결정자, 즉 국가 지도자의 성격과 현실 인식에 있다는 것이다. 2부 '대전략과 전쟁 지휘'에선 정치와 전쟁의 관계 및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정치 지도자가 전쟁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전쟁에 뛰어든다면, 오늘날 미국처럼 '끝도 없는 전쟁'에 휘말린다는 것이 결론이다. 3부 '그들은 어떻게 싸우는가'는 전투 과정의 실상을 상세히 살펴본다. 1947년 조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 병사의 15~20%만 전투에서 총을 쏘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인간을 죽이는 데 아주 강한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훈련 과정이 개선되었고, 20여 년 뒤인 베트남전쟁에선 사격 비율이 90%까지 올라갔다. 4부 '지휘관이 중요하다'에선 지휘관의 탁월성을 탐구한다. 5부 '미래의 전쟁, 전쟁의 미래'과 6부 '전쟁의 역사'는 전쟁사의 고전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군대를 '거대한 학습조직'으로 정의하고, '경기 일정이 잡히지 않은 권투선수'에 비유한다. 권투선수는 언제 경기가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훈련에 매진하고, 경기가 벌어지면 최선의 기량으로 싸워 이겨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군대의 의무는 교육 훈련이고, 더 본질적으로 학습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여러 군사학 고전을 살피며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운다는 결론을 내린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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