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리노동자 81%, 근골격 증상..노동환경 '위험'
[EBS 저녁뉴스]
대면 수업을 재개한 대학에서는 교내 식당도 하나둘 문을 열고 있는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력은 줄고 업무강도는 늘면서,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노동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담고, 또 담고.
닦고, 또 닦고.
수십 킬로 무게의 식판을 나르고, 음식물쓰레기도 처리합니다.
하루 종일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온몸에 성한 곳이 없습니다.
김우만 조리노동자 /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어깨, 팔, 손목, 손가락, 허리 이쪽으로는 계속 병원을 다니면서 초음파 치료받고 스테로이드제 치료받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서울대 생협 소속 급식실 조리 노동자 84명의 건강상태를 조사했습니다.
80%가 넘는 노동자들이 허리나 어깨 등의 근육, 인대, 뼈 등 근골격계에 통증이나 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쌀 포대나 음식물쓰레기 등 무거운 중량을 반복해서 들고, 근무 시간 내내 서 있는 노동환경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근무 중 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노동자도 26.9%나 됐지만, 병원비를 지원받은 이들은 4명 가운데 1명에 불과했습니다.
유청희 책임연구원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내가 보험에 의해서 치료받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권리로서 인식되면 좋을 텐데, 노조도 그렇고 사용자 측에서도 과제로 해결해야 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학노조 서울대지부는 오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하루빨리 인력을 충원하는 등 처우를 개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코로나로 대면 수업과 식수 인원이 줄었다며 생협이 근무 인력을 절반 가까이 줄인 탓에, 노동 강도가 한계치를 넘었다는 겁니다.
송호현 지부장 /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기존에 하던 업무 자체는 변함없이 그대로 하는 것이고요. 위생을 위해서 추가로 작업해야 하는 부분이 더 늘었기 때문에 서울대학교 당국에서 인력 충원을 위한 인건비 제공이라든지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생협과 서울대 본부 측은 노력해 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상황.
학생들의 건강하고 값싼 한 끼를 위해 노동자들의 기본권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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