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복 "'대규모 적자' 코레일·서울교통공사, 전동차 납품 지연..시민 안전 위협"

한세현 기자 2021. 10. 1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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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전동차 교체사업이 지연되면서, 전동차 노후화에 따른 안전문제가 시민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기술력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 없이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동차 입찰 기준이 문제 원인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동차 제조사인 다원시스와 우진산전이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와 계약한 전동차가 애초 계획과 달리 제때 납품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정복 의원은 먼저, 다원시스가 코레일에 납품하기로 한 간선형 전기동차의 제작 상황을 점검해 보니, 제작 과정에서 68건이 부적합 사례로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78편성 가운데 72편성은 아직 아예 공정에 들어가지조차 못한 상태여서, 부적합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부적합 항목별로 보면, 구조체 용접 불량 등 대조립 부문 부적합이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용접 불량과 창문부위 가공 오류 등 열차소조립 부적합이 21건, 부품부문 부적합 12건 등의 순이었습니다.

간선형 전기동차은 시속 150~180km로 달리는 준고속열차로 ITX-새마을호를 대체할 예정인데, 대규모 납품지연이 발생해 시민이 이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제 열린 코레일 대상 국정감사에서 문정복 의원은 "이처럼 기술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업체가 '최저가 입찰'로 낙찰받으며 제작과정에 부적합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면서, "그로 인해 새 전동차가 납품될 때까지 시민은 위험한 노후 전동차를 계속 이용해야 하는 안전문제를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현행 최저가 입찰제도에서는 낮은 가격이 낙찰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그렇다 보니 정작 기술력이나 품질에 대한 고려는 배제돼 시민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국감에 출석한 정왕국 코레일 사장 직무대행도 최저가 입찰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감한다면서 관련 법률을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다원시스는 현재 코레일에 납품할 간선형 전기동차 358량 계약한 상황입니다.

문정복 의원은 이 같은 최저가 입찰로 인한 문제가 코레일뿐 아니라, 서울시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서도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의원실 조사 결과, 서울교통공사 경우 다원시스 2·3호선 196량, 우진산전 5·7호선 336량이 제작상 문제로 납품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원시스 경우 지난 2018년 8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지하철 2, 3호선에 전동차 196칸을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에 따라 2019년 6월부터 납품이 진행됐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3월에서야 이뤄진 걸로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문정복 의원이 두 전동차 제작사의 납품지연율을 분석한 결과, 2·3호선 196칸을 계약한 다원시스는 18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31.92%, 5·6호선 336칸을 납품하기로 한 우진산전은 12.36%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다원시스는 지난 2018년부터 2년 동안 모두 721칸을 수주했는데, 전문가들은 생산능력에 비해 무리하게 많은 물량을 수주하며 전동차 납기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두 업체는 외국산 부품 수급 지연 등을 이유로 서울교통공사에 납품 지연배상금도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것 드러났습니다.

서울교통공사 적자는 최소 1조 6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올해 돌아오는 기업어음 7,200억 원을 상환하지 못해 올해 말 모라토리엄, 즉 채무 상황 유예를 선언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코레일 역시 누적 영업손실액이 1조 5,883억 원에 달합니다.

이에 대해 문정복 의원은 "계획된 기간 안에 전동차가 들어오지 못하면 시민은 어쩔 수 없이 노후 전동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안전상 피해는 고스란히 다시 시민에게 돌아간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의원은 또,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가 조 단위의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도 전동차 제작사로부터 지연배상금을 제대로 받지 않는 등 부실, 방만 경영을 하고 있다"라며, "최저가 낙찰 방식 개선을 위해 입찰자의 연간생산능력, 생산인력 등 정량적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한세현 기자vetm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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