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劉 때린 윤석열 "정권 넘기고 地選 박살, 무슨 면목에 또 나와 날 탈탈 터나"

한기호 2021. 10. 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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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따로 없이 저 하나 죽이려..안 나오니 가족 털어 뭔가 만들어내려 해" 분통
"2년 털렸어도 끄떡 없어" 본선 자신..洪·劉 비판하며 "정권교체하려면 당부터 바꿔야"
원희룡엔 "대장동 1타강사, 제주가 낳은 인재" 연일 극찬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제주시 연삼로 국민의힘 제주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제주도사진기자회·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3일 대권경쟁자들을 겨냥 "여당, 야당이 따로 없다"며 "저 하나 죽이려고 탈탈 털고 있다"고 일갈했다. 다만 당내 경쟁자 중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대해선 "제주가 낳은 인재"라고 추켜세워, 연일 칭찬세례를 보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가진 당원간담회 도중 여야 대선주자들을 싸잡아 이같이 말했다. 일부 주자가 부인과 장모 관련 의혹 수사·재판을 들어 '범죄공동체'나 '비리 후보'라고 공격해온 것을 의식한 듯 "저는 털어도 안 나오니 가족들을 털어서 뭔가 만들어 내려고 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에서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절하 조작 의혹 수사도 검찰의 고발 사주로 의심된다고 주장하고, '박범계 법무부'에서 이를 조사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 "고발 사주에 이어서 이번에는 원전비리를 제가 고발시켰다고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저는 (검찰총장 재임 때부터) 2년을 털려도 끄떡 없었으니 걱정 말라"며 "저는 26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돈을 피해 다닌 사람인데 약점이 있으면 정권과 맞설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내 경쟁자들을 향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그는 "저는 본선에 나가도 끄떡없는 사람"이라며 "도덕검증, 윤리검증 한다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 정치인 출신인 경쟁자들을 겨냥 "그들이 제대로 했으면 정권이 넘어가고 지방선거에서 박살이 났겠느냐"며 "무슨 면목으로 또 나왔는지, 정권 교체하려면 당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나왔다'는 언급을 미뤄 19대·20대 대선에 연이어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특정인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이런 사람이 정권교체 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1일 본경선 권역별 첫 합동토론회에서 '주술 논란'을 재점화해 자신과 입씨름을 벌인 유 전 의원을 지칭했다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당원간담회에 이은 기자간담회에선 원 전 지사 극찬을 쏟아냈다. 그는 "원 전 지사는 3선 의원 경력에 고향에서 지사를 두 번이나 하시고 탄탄한 행정 경험이 있다"며 "최근에는 '대장동 1타 강사'로 활동하는데 검사를 그만둔지 오래됐는데도 설명을 잘 하더라. 제주가 낳은 인재"라고 추켜 세웠다. 전날(12일)엔 페이스북에 원 전 지사의 '화천대유 특강' 유튜브 영상을 직접 공유하면서 "그 능력이 부럽다"고 호평했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제주도를 라스베이거스로 만들겠다며 공약한 내국인 카지노 구상에 대해선 "도민들께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제가 알기론 찬성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은 라스베이거스에 살고 싶으냐"며"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곳인데 환경보전을 하면서 적절히 개발을 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제주 지역 최대 현안으로 거론되는 제주 제2공항 건설 여부에 관해선 "원 전 지사에게 물어봤더니 현 공항 확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며 "도민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고 만약에 만들어야 하는데 입지 등 문제로 의견 대립이 있으면 양보하는 측에 합당한 보상을 한다든지 어떻게든 신속하게 제주에 추가 공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4·3 사태에 관해선 "우리가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은 무고한 양민이 공권력에 의해 희생됐다는 점이다. 이 분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수십년 동안 입도 떼지 못하게 했다"며 "정부가 희생자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합의된 배·보상을 충분히 해드리는 것이 제주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제주 공약으론 자치분권 실현, 국제자유도시 추진, 문화체육관광부 외청으로 제주에 관광청 설립 등을 제시했다. 그는 "제주특별법이 시행된 지 1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제대로 된 자치분권이 실현되지 않았고, 필요한 재정권도 확보되지 않았다"며 "제가 집권하면 제주특별법을 만들 때 추진하려 했던 자치분권을 확실하게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본과 사람과 물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규제 혁신을 위한 국제자유도시 조성 문제도 신속하고 더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관광 관련 업무가 십여개 부처로 나뉘어져 있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복합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관광처를 만들어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컨트롤 타워를 제주에 둘 생각"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제주가 섬이다 보니 폐자원들에 대한 배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원순환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겠다. 예산 문제 때문에 기획재정부에서 협조가 안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집권하면 즉각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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