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승복에 與내홍 일단 봉합..'깐부' 원팀까진 험난
이낙연 지지자는 반발하며 가처분 예고..대장동 수사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강민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3일 대선 경선 결과를 수용하면서 이재명 후보의 '턱걸이 과반' 승리 이후 불거진 내홍이 일단 봉합 국면을 맞게 됐다.
그러나 무효 표 처리 공방으로 이른바 '명낙 대전'이 재발, 서로 감정이 상할 만큼 상한데다가 일부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이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면서 반발하고 있어 원팀 선거 대응을 위한 화학적 결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이번 내홍의 이면에는 대장동 의혹으로 인한 '불안한 후보론'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에서 대장동 정국 상황에 따라서 다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13일 오후 당무위를 소집, 경선에서 사퇴한 후보의 득표를 모두 무효로 한 당 선관위의 결정을 추인했다. 이 전 대표측이 제출한 이의 제기를 공식적으로 기각, 이재명 후보의 선출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이다.
경선 때 이 전 대표를 도왔던 전혜숙 최고위원, 박광온 박정 의원 등도 참석한 당무위에서는 표 대결 대신 합의로 추인하는 식으로 결론을 냈다. 이 전 대표측의 문제 제기는 수용하지 않았으나 추후 관련 당헌·당규를 명확하게 하기로 하는 등 이 전 대표 측을 배려하는 듯한 결정도 같이 내렸다.
이 전 대표는 당무위 결정 1시간 50분 정도 뒤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무위 결정과 경선 결과를 수용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재명 후보도 바로 메시지를 내고 "잡아주신 손 꼭 잡고 함께 가겠다"면서 환영했다.
송영길 대표도 "대승적 결단이란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면서 이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이로써 지난 10일 경선 이후 만 3일간 계속됐던 내홍 사태는 일단락되게 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 전 대표를 비롯해 경선 후보를 다 아우르는 '용광로 원팀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후보 자격' 시비 논란을 털어낸 이재명 후보도 공식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후보 측과 이 전 대표 측 간이 경선 내내 대전 수준의 공방을 벌인 데 이어 경선 이후에도 대장동 의혹과 무효표 논란 등으로 강하게 대립하면서 화학적 결합이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승복 발언에도 지지자들은 여전히 가처분 신청 등을 거론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송영길 이재명 아웃, 가처분 신청 갑시다" 등의 글이 올라왔으며 송영길 대표의 탄핵을 주장하는 글도 다수 게재됐다.
이낙연 캠프에서 공격수 역할을 하던 정운현 공보단장도 당무위 결정에 대해 "특별히 논평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로선 납득할 수 없다"며 "유감 천만"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이 전 대표도 당무위 결정을 수용하면서 "동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모멸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내 이 전 대표 측 지지자에 대한 비판과 견제 등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송영길 대표의 내홍 수습 속도전도 결과적으로 조기 원팀 구성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온다. 당 대선 후보 보호 차원이기는 하지만, 이 전 대표 측 문제 제기에 즉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을 초래했다는 점에서다.
특히 송 대표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을 언급하면서 "일베 수준 공격"이라고 말하자 이에 대해 지지자들은 "민주당 당원을 일베 취급하느냐"고 반발하는 상태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혹 수사도 내홍 사태의 새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후보가 3차 선거인단 선거에서 대패, 턱걸이 과반을 한 배경에 대장동 의혹이 있다는 게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의 생각이다.
당장 이 전 대표측 설훈 의원은 전날도 이 후보에 대해 배임 등을 이유로 "구속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하는 등 여전히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에게서는 본선에서의 후보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전 대표가 이재명 후보를 전폭으로 지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이런 점에서 대장동 수사 향배에 따라 '민주당 대장동 내전'과 내홍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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