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선공약 보수색 강화.. 독도영유권 주장, "방위비 GDP 2% 이상 염두"

최진주 2021. 10. 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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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이 이달 31일 실시되는 총선(중의원 선거) 공약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복하면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려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당 총재선거 당시 내세운 공약은 일부 빠진 반면 다카이치 사나에 당 정무조사회장의 공약은 다수 실리는 등 자민당 공약에 보수색채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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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공약 일부 빠지고 다카이치 공약 들어가
'관저 주도'에서 '자민당 주도'로 변화하나
기시다 후미오(왼쪽 사진) 일본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 사진은 지난달 17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자 소견발표회에 참여한 당시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이달 31일 실시되는 총선(중의원 선거) 공약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복하면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려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당 총재선거 당시 내세운 공약은 일부 빠진 반면 다카이치 사나에 당 정무조사회장의 공약은 다수 실리는 등 자민당 공약에 보수색채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총리관저 주도 정치’로 불렸던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내각과 달리 기시다 내각에서 총리 측과 여당 사이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에 대한 강경 자세 지속... 방위비 증액 등 외교안보 보수색 강화

13일 아사히신문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전날 외교안보, 경제안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헌법개정 등 8개 부문을 중심으로 한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이 중 외교안보 부문의 한국 관련 내용을 보면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 역사 인식 등을 둘러싼 이유 없는 비난 등 우리나라의 주권 및 명예, 국민의 생명·안전·재산에 관한 과제에 냉정하고도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돼 있다. 바로 전 2017년 총선과 마찬가지로 독도(일본 명칭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라는 억지 주장도 반복했다.

자민당은 또 그동안 GDP 1% 범위에서 억제해 온 방위비를 “GDP 대비 2% 이상도 염두에 두고 증액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했다. “‘상대 영역’에서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 보유를 포함하는 억지력 향상을 추진한다”는 문구를 추가,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 구상도 포함시켰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권 때인 2010년 참의원 선거 당시 공약과 비교하면 “중국 등의 위협에 군사력으로 대항하는 자세가 강해졌다”면서 '우익 정치인' 다카이치의 주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당 임원 임기 제한 등 자민당 개혁방안 통째로 빠져... 당-관저 힘겨루기

지지통신에 따르면 다른 정책에도 다카이치의 주장이 상당히 포함됐다. 그가 총재 선거 당시 제시했던 ‘위기관리 투자, 성장 투자’ 구호가 포함됐고, 핵융합 개발, 소형 모듈형 원자로 개발 등 원전 개발 내용도 들어 있다. 반면 기시다 총리가 총재 선거 때 제안한 ‘레이와 버전 소득 배증 정책’이나 육아 가구 주거비·교육비 지원, 건강위기관리청 설립 및 과학기술 고문 설치 등은 빠졌다. 심지어 대표공약 중 하나였던 ‘당 임원 임기 3년 제한’ 등 자민당 개혁 방안은 완전히 빠졌다. 간사장 자리를 오랜 기간 독식한 니카이 도시히로를 배제하는 용도로 활용됐을 뿐, 새 지도부의 임기는 제한받기 싫다는 뜻이다.

지지통신은 이처럼 ‘기시다 색’이 엷어지고 ‘다카이치 색’이 강해진 배경에 당정 간 힘겨루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공약을 만든 당 정무조사회에는 다카이치 외에도 보수성향 의원이 많아 공약에 보수 색깔이 강해졌다. 특히 총리와 가까운 관저 간부가 공약 초안을 받아 보고 ‘빨간 펜’으로 수정해 당에 다시 보내자, 정조회 간부가 “출입 금지”라며 격앙되기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총리의 공약이 다수 빠졌다는 지적에 “공약은 어디까지나 당 차원의 공약이므로 다소 빠진 것도 있다”면서, 빠진 공약은 “내각이 진행하기 전에 당에서 철저하게 심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미 당 간부 및 내각 인사에 아마리 아키라 간사장의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한 상황에서, 총선 공약마저 당의 우위가 눈에 띄자 총리관저의 국정 주도권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통신은 기시다 총리와 가까운 각료 경험자가 “아마리, 다카이치, 아베가 힘을 갖고 총리는 장식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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