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주 중 성희롱'.. 유튜브 '술방' 적발해도 정부 제재는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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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는 방송'인 '술방'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영상 상당수가 보건복지부가 정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유튜브 음주조장환경 모니터링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원은 '술방'이라는 키워드로 조회수 상위에 속하는 영상 300개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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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의원 "음주장면 조치 마련 시급"
#사례①. 인터넷 방송인 5명이 술병을 테이블 위에 잔뜩 깔아두고 카메라 앞에서 술을 마신다. 방송 제목은 '한 명 죽을 때까지 마시는 술 먹방.' 술자리 참석자가 릴레이로 술을 비우는 게임인 속칭 '파도타기'가 이어지고, 욕설이 난무한다.
#사례②. 3명이 모여서 술을 마신다. 한 출연자가 다른 출연자를 향해 '섹스를 해봤나'라고 묻는다. 질문을 받은 출연자는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그렇다'고 말한다.
'술을 마시는 방송'인 '술방'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영상 상당수가 보건복지부가 정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그럼에도 정부 제재는 전무하다. 관련 법이 없는 탓에 '단속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유튜브 음주조장환경 모니터링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원은 '술방'이라는 키워드로 조회수 상위에 속하는 영상 300개를 들여다봤다. 개발원은 이 중 287개(95.67%)가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하나의 영상이 가이드라인 여러 조항을 위반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원샷' '폭탄주 제조' 등 적나라한 음주 행위를 묘사한 장면이 36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음주 중 성희롱, 폭력 행위를 묘사한 장면은 249건이었다. '남녀가 술을 마시면 스킨십을 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 등 비틀린 음주 문화를 조장하는 사례도 205건이었다. 출연자끼리 폭음을 강요하는 영상도 있는데, 이는 음주 자기결정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개발원은 판단했다.
조사해도 제재 조항 없어 '면죄부'
조사를 했지만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근거법령이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정보통신심의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누군가 신고할 경우 영상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기는 한다. 그러나 신고를 적극적으로 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문제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정부가 요청해도 유튜브 측 반응이 미지근하다고 한다. 개발원은 "음주 장면에 대한 제재가 부재한 실정"이라고 고 의원실에 밝혔다.
음주 영상물이 청소년들에게 제한 없이 노출되고 있지만, 청소년 유해매체물 등급도 유튜브 영상엔 적용되지 않는다. 고민정 의원은 "술방을 통해 청소년들이 선정적인 내용을 무방비로 접한다"며 "복지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여성가족부 등 관계당국과 공조해 음주장면에 대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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