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집값 뛰는데 정부도 정치도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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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학회가 13일 가계부채 경고음을 울렸다.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가계부채 비율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원 '높은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원인을 묻자 경제학자들은 89%가 주택담보대출 등 주거비 자금수요에서 비롯됐다는 견해를 보였다.
굳이 경제학자들이 아니라 필부필부에 물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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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안정이 선결과제
한국경제학회가 13일 가계부채 경고음을 울렸다.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가계부채 비율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원 '높은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세분하면 '높은 수준'이 57%, '매우 높은 수준'이 43%였다. 가계부채는 6월 말 기준 180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168조원, 10% 넘게 늘었다. 2003년 관련통계 편제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학회는 경제토론 패널로 활동하는 28명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더 흥미로운 결과는 그다음에 나왔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원인을 묻자 경제학자들은 89%가 주택담보대출 등 주거비 자금수요에서 비롯됐다는 견해를 보였다. 문재인정부 들어 집값 오른 게 최근 가계빚이 급증한 가장 큰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더 큰 빚을 내지 않고는 집을 살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사실 이는 상식이다. 굳이 경제학자들이 아니라 필부필부에 물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 일반인의 상식선에서 접근하면 가계부채 해법도 뻔히 보인다. 두말할 나위 없이 집값을 안정시키면 된다. 학자들 역시 61%가 가계부채 해법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을 꼽았다.
실제는 어떤가. 문 정부는 사실상 부동산 시장 안정을 포기한 느낌이다. 앞서 정부는 스무번 넘는 대책을 줄줄이 내놨다. 지난해 여름에 전격 시행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상한제 등 이른바 임대차 3법이 클라이맥스다. 하지만 집값은 매매·전세 가리지 않고 여전히 꿈틀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7년 5월 5억7000만원에서 2021년 7월 11억900만원으로 다락같이 뛰었다. 이러니 불안한 주택 수요자들은 빚을 내서라도 막차에 올라탈 수밖에 없다. 그 결과가 바로 역대급 가계부채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후보로 이재명 경기 지사를 선출했다. 이 지사는 지난 10일 후보 수락연설에서 "(대통령)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불행히도 우린 공허한 말만으론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걸 여러 차례 목격했다. 노무현정부는 '하늘이 두쪽 나도'를 외쳤지만 실패했고, 문 정부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실패했다. 부동산 민심은 내년 3월 대선 판세를 가를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민주당이 재집권을 원한다면 합리적인 경제학자들의 조언에 귀를 더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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