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당협위원장이 "경기도 총괄"..홍준표 캠프의 궁여지책?
尹, 경기도 원외 당협위원장 지지 약 70% 선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3일 4명의 전직 의원 등을 영입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그런데 부산을 활동 기반으로 둔 이언주 전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경기도 총괄을 맡아 활동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캠프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짜낸 궁여지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경기 지역 당협위원장 중 다수가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 대선 캠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강석진·김성회·이언주·이인기 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과 인재영입위원장 등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홍 의원도 페이스북에 “보수의 여전사 이언주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널리 인재를 모아 꼭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이 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고 발표했다. 이 전 의원은 ‘정권교체 가능성’과 ‘성공적 국정운영 가능성’ 등을 들며 홍 의원이 “현실적 대안”이라면서 “경기도 총괄과 부산 지원을 맡아 활동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홍 의원이 영입한 인사 4명 가운데 유일한 현역 당협위원장인데, 자신의 현 지역구(부산 남을)와 관련없는 곳에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회견문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 것이냐’는 질문에 “경기지역에 주로 상주할 것”이라며 “제가 공전협(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이라고 공공토지 피해자 연대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경기도 일대에 대장동을 포함해 게이트 상황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했다.
경기도 광명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대장동 의혹’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의원은 경기 광명을 지역에서 19대·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며 의원직을 지냈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의 현재 지역구인 부산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는 “부산은 지난번(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했었기에 저를 도왔던 세력을 통해 한정되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전통 당원층에 홍 의원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홍 의원이 20·30대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미래세대가 좌우 기득권 앞에 몸부림치며 정치를 통해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져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홍 의원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수십년간 보수와 국민의힘을 지켜오신 어르신들이 부디 이들 미래세대의 바람과 꼭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하면서 국회에 입성했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탈당 후 바른미래당 합류와 창당(미래를향한전진4.0)을 거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들어가면서 지역구를 바꿨다. 그는 지난 4·15 총선 당시 부산 중구·영도 공천을 노렸으나 부산 남을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고, 지난 4·7 재보궐선거 당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부산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박형준 후보(54.40%)와 박성훈 후보(28.63%)에 밀린 3위(21.54%)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의원 캠프가 이 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고, 이 전 의원이 “경기도 총괄”을 언급한 배경에는 윤 전 총장으로 인한 구인난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주광덕·김명연·이상일 전 의원 등을 비롯한 경기도 원외 당협위원장 33명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는 경기지역 당협 59개 중 원내지역이 7개, 조직위원장 지역 5개, 사고 지역 1개을 제외한 원외 당협 46개 중 70%에 육박하는 규모다. 경기 지역 소재 당협에 속한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산지역 당협위원장이 경기지역에서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본인 지역구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면, 지역구를 가볍게 여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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