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재명 후보, 언제 만나 무슨 얘기할까?

기사내용 요약
李 승복에 회동 부담 해소…절차적 정당성 확보
화학적 결합 위한 속도 조절…내주 성사 가능성
靑, 이낙연 승복 선언에 별도 입장 없이 '신중'

[서울=뉴시스]김태규 안채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당무위원회 의결로 이낙연 전 대표가 문제 제기한 대선 경선 무효표 산출 논의를 기각한데 이어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에 최종 승복을 선언하면서 정점으로 치달았던 당내 내분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절차적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이 전 대표의 최종 승복 선언을 지켜보던 청와대 입장에서 마지막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이미 공론화가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회동 시점 조율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이 후보 회동을 서두를 경우 자칫 캠프 간 화학적 결합에 방해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속도 조절을 위해 최종 회동 시점은 다음 주 이후로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재명 후보께 축하드린다"며 "저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경선 결과에 대해 공식 승복 선언을 했다.

청와대는 이 전 대표의 승복 선언에 대한 별도의 입장 없이 신중한 분위기를 유지 중에 있다. 전날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라는 문 대통령의 첫 메시지 공개 이후 지켜온 신중함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전날 문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두 차례 이상 참모진들의 반대를 뚫고 나온 문 대통령의 정교한 메시지에 두 캠프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재명 캠프는 '신속 수사'에, 이낙연 캠프는 '철저 수사'에 각각 의미를 부여했다.

메시지에 담긴 의중 파악과는 별개로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직 사퇴를 미루고 국감 수용을 택했다. 이 전 대표는 무효표 산출 방식의 문제 제기를 당무위까지 가져가되, 결과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퇴로'를 마련했고 승복을 선언했다.

청와대는 이와 같은 과정을 두 캠프 간 격화된 내분이 수습되는 과정으로 보고 이후 추가 메시지를 자제했다. 불필요한 확대 해석과 이를 통한 정치 중립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신속히 수사하라는 전날 문 대통령의 말은 아주 원칙적이며 원론적인 당연한 것"이라며 "그 마저도 경선에 이용되고 악용될 우려가 있어 경선 기간 중에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절제해왔다"고 말했다.

당내 내분이 일단락 된 데다 청와대가 전날 이미 이 후보의 공식 대통령 면담 요청 사실을 공개한 상황에서 회동 시점을 마냥 미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최근 (이 후보측의) 면담 요청이 있었고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과의 회동 진행 여부에 관해 "면담은 공감하고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이 후보 측에서는 내분을 봉합하고 화학적 결합을 위해 문 대통령과의 공식 만남에 대한 기본적인 필요성이 존재한다. 지지율 40% 안팎의 문 대통령의 지지 메시지는 본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미래권력인 이 후보와의 관계 설정을 통한 임기 말 안정적 국정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 회동을 부적절한 정치 개입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비판하지만,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 간 회동이 이뤄진 전례를 따르는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4월29일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확정된 지 이틀 만에 만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9월2일 확정 13일 만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만났다. 모두 후보들의 요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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