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3인방' 주장 합쳤더니 '그분'이 사라졌다

강재구 2021. 10.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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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로 거액을 챙긴 민간사업자 쪽 핵심 인물들이 로비 의혹 등을 두고 제각기 결이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돈을 주기로 했다는 취지의 주장은 비슷한데, 이를 하나로 연결하면 서로 아귀가 맞지 않거나 한쪽 주장이 다른 쪽 주장과 충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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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논란]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과 관련해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 민간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위치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로 9월 23일 오후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성남/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대장동 개발로 거액을 챙긴 민간사업자 쪽 핵심 인물들이 로비 의혹 등을 두고 제각기 결이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돈을 주기로 했다는 취지의 주장은 비슷한데, 이를 하나로 연결하면 서로 아귀가 맞지 않거나 한쪽 주장이 다른 쪽 주장과 충돌하기도 한다. 한때 동업자였다가 각자도생을 택한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등이 나는 몰랐다거나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그분’ 논란을 부른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관련 주장들이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남 변호사 측근이자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가 검찰에 제출했다는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고, 김만배씨에게 차명으로 맡겨 놓았다’는 대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남 변호사는 <제이티비시> 인터뷰에서 “김씨에게서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면서도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지칭한 기억은 없다. 가장 큰 형은 김만배씨”라고 말했다. 이들 주장을 하나로 모으면, ‘그분’은 유 전 본부장이 아니지만, 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 또는 실소유주는 유 전 본부장이 되는 구도가 된다. 김씨 쪽은 “‘절반은 그분 것’이라 말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업자들 사이에선 700억원 약정 시기를 두고도 말이 갈린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개발 이익 700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다는 의혹이 담겼다고 한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김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며 ‘2014년 11월 김씨가 사업 편의 등을 받는 대가로 개발 이익의 25%를 주기로 유 전 본부장과 약속했다. 그 이후 유 전 본부장이 김만배, 남욱, 정영학 등 세 사람의 사업을 도와주게 됐다’는 범죄사실을 적었다.

하지만 남 변호사는 <제이티비시> 인터뷰에서 “김씨가 2019년부터 유 전 본부장 지분을 얘기했다. 그에게 줘야 할 돈이 400억원부터 700억원까지 조금씩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유 전 본부장 지분 얘기를 꺼낸 시점이 배당이 이뤄진 뒤인 2019년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김씨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게 말하지 않고 유 전 본부장과 따로 약속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전체 개발 이익의 25%를 떼어주기로 하면서 다른 동업자들과 상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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