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급식이 확 바뀌었어요"..레스토랑처럼 변신한 육군 병영식당
병사 참여형으로 메뉴 결정..식자재 다변화
실내 인테리어도 유명 프랜차이점처럼 개선
조리설비와 인력 확충..중대급 부대로 확대
대기업 진출허용하되 낙수효과 내도록 해야
육군이 장병 부실급식 문제 해소를 위해 혁신 시범 현장을 전격 공개했다. 장병들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소속 부대의 주요 식단을 제안하고, 식사 만족도에 대해 별점으로 평가를 할 수 있게 되는 등 급식체제가 크게 개선됐다.
육군은 13일 세종시 소재 32사단에 9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더 좋은 병영식당’을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 및 언론에 소개했다. ‘더 좋은 병영식당’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지난 6월 개최된 장병 급식체계 혁신토론회에서 제시된 개선방안이다. 상급 기관이나 부대가 군단 단위별로 식자재와 메뉴 구성의 지침을 사실상 좌우했던 기존의 하향식 조달체계를 상향식으로 변화시켜 장병들과 소통해 식단을 짜고, 이를 기반으로 재료를 조달하는 ‘선(先) 매뉴편성-후(後) 식자재 조달’ 체계가 적용됐다. 더 좋은 병영식당은 현재 3개 대대급 부대(32사단 본부근무대, 3사단 맹호여단 백호대대, 1사단 육탄여단 일월성 대대)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점진적으로 적용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32사단의 식당은 유명 프렌차이즈 뷔페식당을 방불케 할 만큼 깔끔하고 현대적인 실내 공간으로 변신해 있었다. 32사단은 많이 낡아 있던 기존의 식당 실내 구조를 새로운 조리및 배식 구조에 맞춰 뜯어고치면서 인테리어도 현대화했다. 다양하고 위생적이면서도 입맛에 맞도록 전문 요리점에서 볼 수 있는 신형 조리기구들을 도입했고, 조리병들도 숙련된 인력으로 선별해 구성했다. 이날 오찬 식단으로는 등심돈까스카레덮밥과 쫄면무침, 쏘시지 구이가 나왔는데 돈까스는 마치 전문점에서 먹는 것처럼 바삭하고, 고기의 질도 훌륭했다. 배식대 한 켠에는 샐러드바가 마련돼 있어 두 종류의 김치와 김자반, 그린샐러드, 시리얼, 우유 등을 장병들이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었다.
월간 식단계획표를 보니 돈육김치볶음, 돼지 갈비찜, 불낙볶음 같은 인기한식 메뉴에서부터 함박스테이크, 치즈돈가스, 타코야끼구이, 치킨텐더 등 해외요리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엇다. 이 부대 김소영 대령은 “과거에는 (상급 부대나 기관이) 정해준 예산과 식자재 범위 내에서 메뉴를 편성해야 했는데 이제는 장병들과 의사소통을 통해 메뉴를 결정하고 식자재 조달의 자율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100여개 수준이던 식자재 조달 종류가 현재는 470여개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더 좋은 식당 운용 부대들은 육군의 스마트폰 앱인 ‘소통과 공감’을 통해 각 장병들의 식단 선호도를 온라인으로 조사해 메뉴 편성에 참조한다. 또한 각 장병들은 일자별로 급식을 받을지, 아니면 급식을 먹지 안는 ‘불식’을 선택할지를 체크할 수 있게 돼 부대 차원에서 매 끼니마다 적정 배식량을 사전에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병영식단운용회도 지휘관이 개최하도록 메뉴얼화돼 부대 지휘관이 장병들의 먹거리에 좀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게 되도록 체계화됐다.
육군은 앞으로 ‘더 좋은 병영식당’의 운영방식을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적용대상도 확대할 예정이다. 밀폐형 및 오픈형 튀김기, 뷔페형 배식대, 오븐기와 다양한 배식용기 등을 갖추도록하고, 조리 및 배식 관련 인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우선 육군 내 급양관리관의 경우 현행 589명인 총원을 1,07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조리병도 6,422명에서 8,874명으로, 민간조리원도 1,975명에서 2,75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영양사는 23명에서 70명으로 늘어난다. 적용 범위도 내년에는 210여개 병영식당까지 늘리고, 2025년까지 모든 육군 중대급 이상 병영식당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민간에 일부 병영식당을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대기업 진출이 사실상 막히고 영세기업들에만 문턱을 낮춰줄 경우 조달 단가와 표준화된 조리 품질 및 배식 서비스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대기업도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되 대신 국산 식자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토록 의무화함으로써 관련 매출이 농가와 지역사회에 낙수효과를 통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세종=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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