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기 전시회에 등장한 '김정은 티셔츠', 어떤 의미?

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2021. 10. 1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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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가 북한 내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조선중앙TV가 12일 방영한 국방발전전람회 영상을 보면, 행사 개막식에서 북한의 애국가를 지휘한 지휘자는 김 위원장의 얼굴이 흑백으로 그려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북한이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군 관련 행사로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티셔츠와 함께 김 위원장이 당정군의 주요 간부들과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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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무기전시회의 생소한 세 장면…김정은 티셔츠·맞담배·로켓맨
'최고존엄' 얼굴 그려진 티셔츠 북한에서 첫 등장
김 위원장의 '친근한 이미지' 대내외에 선전 의도로 관측
지난 11일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음악 연주를 지휘하는 북한 지휘자의 티셔츠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가 북한 내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북한이 지난 5년간 개발한 각종 첨단무기를 전시하는 국방발전전람회장에서였다.

북한에서 '최고 존엄'으로까지 여겨지는 최고지도자의 얼굴을 그려 넣은 티셔츠의 공개는 북한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김 위원장의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과감한 선전선동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TV가 12일 방영한 국방발전전람회 영상을 보면, 행사 개막식에서 북한의 애국가를 지휘한 지휘자는 김 위원장의 얼굴이 흑백으로 그려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북한에서도 한반도 지도나 북한 국기 등 국가 상징을 그려놓은 체육복이나 티셔츠 등은 그동안에도 공개된 적이 많았다. 북한 주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4월 25일 '국기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기사에서 국기 등 국가상징을 활용한 운동복과 체육복을 생산하는 '만경대체육복장제작소'를 소개한 적도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얼굴을 직접 그려 넣은 티셔츠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는 쿠바혁명을 상징하는, 북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체 게바라의 티셔츠처럼 서구의 유행을 따라 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정은 티셔츠'의 유래가 어떠하든 화재나 수해 현장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최고존엄의 초상화를 건지려고 목숨을 던졌다는 미담을 선전하고 장려했던 북한이고 보면 매우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군 관련 행사로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티셔츠와 함께 김 위원장이 당정군의 주요 간부들과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참석해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김정은 위원장 오른쪽),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가장 오른쪽)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앞줄 오른쪽) 등 간부들과 함께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공개했다. 뉴스1 제공


양복 정장 차림의 김 위원장이 국방력을 과시하는 각종 첨단무기를 뒤로 하고 최룡해 상임위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과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었다.

두 장면 모두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김 위원장의 친근한 이미지, 포용적 리더십 등을 대내외에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가 서구의 유행을 따라한 것 일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기본적으로 선전선동의 효과가 있다면 정치적 명분이 훼손되지 않는 한 무엇이든 과감하게 시도한다는 북한의 실용적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친근한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아이들을 안아주는 그 동안의 스킨십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전람회 개막식 사전 행사에 참석한 인민군 장병들과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무기개발에 공헌한 인사들에게 최고훈장인 김일성·김정일 훈장부터 노력영웅 칭호, 김일성 주석 이름이 새겨진 시계 표창, 금메달을 수여하는 등 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행보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과 사진을 찍은 인민군 대원 중에는 파란색 전신 타이츠 차림으로 주변과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생소한 복장의 대원도 포함되어 있어, 해외 SNS 상에서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파란색 전신 타이츠를 입은 남성(흰색 원)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 나란히 선 모습이 포착돼 해외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뉴스1 제공


북한 매체들은 이 대원의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온라인상에서는 '로켓맨' 등 다양한 추정이 나오기도 했으나, 무기 전람회 사전행사에 참가한 낙하산병으로 알려졌다.

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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