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역선택에 이재명 참패"..野 '역선택 내분' 재연되나

김유승 기자 2021. 10. 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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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에 보수 성향 유권자 대거 신청 가능성"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윤석열 등 대선 경선 후보들이 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1.10.11/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역선택' 논란이 정치권에서 다시 불거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참패를 두고 일부 강성 지지층이 '국민의힘 개입설'을 주장하면서다.

여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역선택 논란이 나오면서 가까스로 역선택 논란을 잠재운 국민의힘의 본경선 과정에서 역선택 논란이 재점화할지 주목된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3차 국민선거인단투표에서 28% 대 62%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참패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가 우세한 일부 지역 투표를 제외하고 50%대 득표율을 기록해온 만큼 해당 결과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층이 대거 이탈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야권 지지층의 개입설, 즉 역선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의 일부 지지층은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이용자가 정권교체를 위해 이 후보 대신 이 전 대표에게 투표하자는 취지로 올린 게시물을 근거로 내세우며 역선택 가능성을 주장했다.

여권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도 전날(12일) "민주당 지지층을 모으려 한 국민 경선인데, 실제로 거기에 보수 지지 성향 유권자들이 대거 신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후보) 참패의 결정적 요인은 중도층의 이탈"이라면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역선택 가능성도 충분히 의심할 점은 있다"고 분석했다.

여당 본경선 과정에서 '역선택'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인 만큼, 해당 논란이 야권에 미칠 영향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미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경선 시작을 전후해 '역선택' 논란이 여러 번 불거졌다.

지난 7월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역선택 방지조항을 제외시킨 경선룰을 발표하자 당시 예비후보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이 반발했다. 민주당 지지성향 유권자의 고의적인 여론 조사 왜곡으로 '약체 후보'가 선출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결국 후속 출범한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대한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평소 '중도 확장성'을 이유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에 반대했던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이를 문제 삼으며 한때 대권주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선관위가 본경선에서 '본선경쟁력' 측정 문항 도입하겠다며 중재안 마련에 나서자 논란은 잠시 잦아들었다. 하지만 역선택 논란은 최근에도 이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2021.10.13/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위장 당원은 경선에서 (국민의힘 후보 선출에)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본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그런 민주당 지지자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이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민주당 성향의 신규 당원들이 역선택을 노리고 국민의힘에 입당, 향후 당 경선에서 경쟁자 홍준표 의원에게 표를 줄 것이라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이에 이준석 당 대표가 나서 "윤 후보 측에서 그 자료를 해석하면서 오류가 있는 것 같다"며 "TV토론이 있는 날 토론 직후에 가입하는 당원이 급증하는 현상을 봤을 때 우리 후보들이 토론을 흥행으로 이끌고 있어서 당원가입이 늘고 있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조직적 가입이 어려운 온라인 당원가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봐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박 교수는 "여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역선택 논란이 커질수록 국민의힘 내에서도 평소 이를 주장하던 윤 전 총장이 논란을 다시 꺼내들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당 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내 역선택 논란이 많았지만, 본경선에 본선경쟁력을 측정 문항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선관위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 역선택 논란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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