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女화장실·기숙사에 '몰카' 설치한 30대 前 교사..'혐의 인정'

A씨 "혐의 모두 인정"..법정서 고개 '푹'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 여학생 기숙사와 화장실 등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불법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전직 교사가 첫 재판서 혐의를 인정했다.

(사진=이데일리DB)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문병찬)의 심리로 13일 열린 공판기일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전직 고등학교 교사 A(37)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A씨는 자신이 재직하던 고등학교 등에 카메라를 설치해 여학생들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고개를 떨궜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전등 모양의 카메라를 자신이 재직하고 있던 B고등학교 여자 기숙사 샤워실과 화장실 등에 설치해 약 141회 걸쳐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구입한 화재감지기 모양의 카메라를 이용해 지난 4월 C고등학교 1, 2층 여자 화장실 등에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점 여자 화장실에도 설치해 약 550회에 걸쳐 동영상 촬영을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6월 2일 개정된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에 따르면 상습적으로 해당 범행을 저지른 자는 형이 가중처벌된다. 검찰은 A씨의 범행이 법률이 정한 ‘상습’에 해당하는지 법리적인 검토를 하고, 범행을 법 시행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등 공소장 변경을 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A씨가 근무했던 학교로부터 신고를 접수하고, A씨의 자택 등 압수수색을 통해 불법 촬영물 등 증거를 확보했다. A씨의 범행은 동료 교직원의 신고로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월 A씨를 교사직에서 파면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11월 17일에 진행된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