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엮였다"..'당신은' 최희서→오다기리 죠, 韓日 넘은 가족 힐링극(종합)[Oh!쎈 현장]
[OSEN=김보라 기자] 한일 배우들이 함께 완성한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가족의 사랑과 함께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영화가 그리는 몽환적인 풍경 속에 한국과 일본의 젊은 배우들이 서 있다. 바다의 푸른 빛은 미지의 꿈과 가능성을 품은 시간이기도 하다. 언뜻 영화 속 사람들은 불행해 보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지낸다는 점에서 자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같이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현재의 불행을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13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최희서, 김민재, 김예은이 참석했고 일본 감독 이시이 유아, 배우 오다기리 죠와 이케마츠 소스케는 미리 촬영해둔 인터뷰 영상으로 기자들을 만났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감독 이시이 유야, 제공제작 디오시네마 The Asian Angel Filmpartners)은 서로 다른 마음의 상처를 가진 일본과 한국의 가족이 서울에서 우연처럼 만나, 운명 같은 여정을 떠나는 힐링 미라클 드라마. 이시이 유야 감독이 각본 및 연출을 맡았으며 한일 배우들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서울과 강원도 등지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마쳤다.
서울에서 사업으로 잘나가는 형 토오루(오다기리 죠)의 말만 믿고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한국으로 날아온 일본인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케). 그는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한 토오루 탓에 하루아침에 낯선 서울 길바닥에 나앉을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토오루는 기발한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좌절한 츠요시를 꾀어 강릉으로 가고 그 기차 안에서 우연히 사연이 가득해 보이는 삼남매 솔(최희서), 봄(김예은), 정우(김민재)를 만나 동행한다. 불운만 가득한 줄 알았던 인생에서 벌어진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힐링 드라마.
이날 이시이 유야 감독은 영상에서 ‘한국에서 촬영한 소감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최희서 김민재 김예은 등의 배우들과 작업해 많은 자극을 받았다. 모두들 의욕적이고 총명했다”면서 “일본에서 하기 힘든 경험을 했다. 감독으로서 중요한 경험으로 남았고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시이 감독은 “한국에서의 촬영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과 많이 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지낸 시간은 꿈 같았다. 과장이나 비유가 아니라 태어나서 처음 ‘영화를 하기로 마음먹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배우와 제작진이) 여러모로 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이전의 삶과 많은 게 달라졌다고 말한 이시이 유야 감독은 “기존의 가치관이나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게 된 거 같다. 코로나가 없었다고 해도 시대는 바뀌었겠지만 정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을 누군가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자기 자신 안에서 정하는 게 좋다고 본다. 그러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이 영화를 하면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인생이란 자유롭다는 것도 다시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이케마츠 소스케와 오다기리 죠는 한국의 세 배우들의 역량을 칭찬하며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희서는 대단한 여성배우라고 생각한다”는 이케마츠는 “이 영화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김민재도 대단한 배우라 제가 정말 좋아한다. 저희가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정말 좋았다. 김예은은 연기를 진심으로, 성실하게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풍부한 감성을 지녔기에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막내 역할을 잘 해낸 거 같다. 정말 모든 배우들이 실력을 갖추셔서 좋았다”고 호평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만날 수 없어 아쉽지만, 언젠가 다같이 만나서 술을 마시며 쓸데없는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정말 즐거웠다. 관객들이 정말로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다기리 죠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영화 예술로 엮인 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나를 볼 수 있는 관점을 갖게 돼 흥미롭고 좋았다”고 말했다.
일본어에 능통한 최희서는 한국어로 번역된 대본을 읽었다가 재미를 느꼈고, 감독으로부터 원안을 받아 읽으며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날 그녀는 “새로웠던 점은 이시이 유야 감독님이 (촬영중)모니터를 안 보셨다는 거다. 현장에 모니터가 없었다. 이 배우들과 연기를 하다가 중간에 궁금해도 모니터를 볼 수 없었다. 처음엔 궁금했는데 나중엔 해방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 촬영을 하면 중간에 모니터를 하고 (내 연기에)자괴감을 느끼며 다음 신을 찍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확인을 하지 않았고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만 받고 넘어갔다”며 “감독님이 카메라 옆에서 저희들의 연기를 눈으로 보셨다는 것이 흥미롭더라”고 말했다.
역시 신기한 체험이었다는 김민재는 “가족이 아닌 배우들이 만나 가족 구성원으로 연기했다. 타국의 배우들과 연기하면서, 가족이 아니지만 가족적인 정서를 교류한 작업에서 그간 느낄 수 없었던 교감을 느꼈다. 중심에서 최희서가 다리 역할을 해줘서 원활했다. 흥미진진한 작업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막내 동생 역할을 소화한 김예은은 “현장에 통역을 해주시는 분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한국 배우들의) 대사를 어떻게 캐치하실지 궁금했는데 눈빛, 말투 등으로 알아차리신 거 같아 신기했다”며 “최희서(언니)가 일본어를 잘해서 소통할 수 있었다. 언니 덕분에 정말 편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김예은은 “이 영화를 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많다”며 “오다기리 죠, 이케마츠 소스케와 출퇴근을 같이 했는데 함께 연기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제 고민을 들어주셨는데 그날들이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았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차에서 맥주 한 캔씩 마셨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추억”이라고 웃으며 회상했다.
최희서도 “영화 촬영을 마치고 바닷가에서 찍었던 사진, 영상을 아직도 가끔 보는데 영화는 작품도 남기지만 사람도 남기는 거 같다”며 “1년 반 전에 촬영을 완료했는데 그때는 이렇게까지 코로나가 길어질지 몰랐다. 배우들과 감독님을 못 만나 아쉽지만 영화를 통해 감동이 전해졌으면 한다. 많은 관객들이 보러오실 수 있게 홍보를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개봉은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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