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감 출석, 득일까 실일까

박용진 "손해만 보는 일
정면돌파 아닌 정면충돌"
"與의원이 野의원의 두배
컨벤션효과 기대" 전망도

이재명 경기도지사 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장동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당 안팎에선 이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는 여론을 뒤집을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지만 반대로 논란만 키워 여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지사의 결정이 '손해만 보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정면 돌파라고 하는데, 정면 충돌로 갈 것"이라며 "우리 차가 더 비싼 차인데 정면 충돌하면 우리만 손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굳이 소모전에 대선후보가 (참여할 이유가 있나)"라고 했다. 이 후보가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야당이 정쟁으로 일관할 게 뻔한 상황에서 굳이 '몸값' 높은 여당 대선후보가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대장동 논란에 대한 대중 인식 자체를 변화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논란 발생 후 한 달이 지나는 동안 이 후보가 일관된 반박 논리를 반복해서 제시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야당 책임론보다 이 후보 책임론이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 경선 막판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확인된 민심 변화를 고려하면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이 후보가 의외의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 후보가 국감에 출석해도 각 상임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 숫자가 야당의 두 배이고, 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들도 있다"며 "이들 역시 이 후보 엄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경선 승리 이후에도 불복 논란으로 승리 분위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합심해 대장동 국감을 치르고 지사직 사퇴, 선대위 출범 등 이벤트를 연달아 띄우며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후보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국감 강행 돌파 의지를 밝히는 기자회견에 앞서 송영길 당대표에게 이 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