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위 결정 존중..경선 결과 수용한다" '불복 논란' 사흘만에 승복 선언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가 13일 대선 경선 중도 사퇴 후보의 득표를 무효로 처리한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손을 들어주면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당 대통령 후보로 최종 확정짓자 이낙연 전 대표는 “당무위 결정을 존중한다.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경선 종료 사흘 만에 패배를 공식 인정하면서 무효표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 전 대표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당내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무위 결정이 내려지자 이 전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대선후보 사퇴자 득표의 처리 문제라는 과제를 남겼지만, 그에 대한 당무위원회 결정은 존중한다. 저는 대통령 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 의원의 표까지 총 투표수에 산입해 누적득표율을 따져야 한다며 공식적으로 이의제기했다. 이 후보의 득표율을 하향 조정시켜 결선투표로 진출하기 위한 시도였지만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무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 민주당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직접 입장을 낸 것은 경선 종료 이후 사흘 만이다. 지난 10일 경선이 최종 끝난 뒤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이 전 대표는 현재 지방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조만간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에게 낙선 인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캠프는 14일 해단식을 한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에게는 “축하드린다. 이 후보께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리라 믿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는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주시기 바란다. 동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모멸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에 대한 격한 감정이 남아 있는 캠프 내 강경파의 반발을 고려하면서도 동시에 ‘원팀 메시지’를 담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 캠프는 무효표 처리 논란에서 이 후보 손을 들어준 당 지도부에 대한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우리 쪽이 힘에 부치는데 어떻게 하나. 다수결의 원칙이 있으니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현 캠프 공보단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로선 납득할 수 없다. 유감천만”이라고 적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법정 공방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날 민주당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소송인단 모집에 나섰다. 이 전 대표 캠프는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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