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일자리사업에 예산 3400억 증액한 정부
낙제점 받은 50개 중 28개
내년도 예산 늘거나 유지
'최하위' 2개 사업도 2억 늘려
"평가제도 대폭 강화 필요"
13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평가' 결과에서 '개선 필요'나 '감액' 판정을 받은 사업은 총 50개다. 이 중 28개(56%) 사업에 대해 정부가 예산을 늘리거나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은 24개 부처, 166개 세부 사업으로 구성되며 세금 33조6000억원이 투입됐다. 각 사업에 대한 평가 등급은 우수·양호·개선 필요·감액 등 4단계로 구분된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14개 사업이 우수, 81개 사업이 양호, 36개 사업이 개선 필요, 14개 사업이 감액 판정을 받았다. '개선 필요' 등급을 받은 36개 사업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우주 분야 인력양성 및 이해도 제고'(4억원→9억원), 고용노동부의 장애학생 취업지원(26억원→36억원) 사업 등 15개 사업의 예산이 증액됐다.
이들 15개 사업의 예산은 올해 1조6063억원에서 내년 1조9498억원으로 3435억원 늘었다. 또 같은 등급을 받은 사업 중 9개 사업은 올해 예산 수준을 유지했다. 나머지 사업에 대해서는 감액이 이뤄지거나 예산편성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최하위 평가 등급인 '감액' 평가를 받은 사업 14개 중에서도 2개 사업(산불예방진화대·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은 내년도 예산이 2억원가량 증액됐고, 2개 사업은 예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평가 결과가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에 반영되고 각 부처는 등급에 따라 예산을 줄이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해왔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림 재해 일자리의 경우 전체 사업 규모는 줄었지만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예산이 늘었고, 방위산업 일자리의 경우 사업을 전면 개편한 이후 수요 조사에 따라 예산을 늘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자리 사업 평가에서 3·4등급을 받은 사업의 56%가 예산이 늘거나 그대로인 것은 평가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각 사업이 어떻게 개선됐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운데 매년 예산만 늘어난다면 평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예 평가 자체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한시사업으로 편성된 사업들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시사업도 평가 대상에 포함하기 위해 고용유지율 등 지표를 취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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