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입자들은 웁니다" 올 가계대출 한도 18조뿐

윤원섭,김혜순,안병준 2021. 10. 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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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대출 총량 규제에
은행 등 全금융권 한도 부족
월평균 대출증가액 10조인데
남은기간 月6조원밖에 못빌려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가 다수
정부 추가규제에 우려 목소리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올해 말까지 전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총대출 규모가 18조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9월 동안 대출 증가액이 9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두어 달간 대출 절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정부의 압박에도 대출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원인이 전세대출 등 실수요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달 발표될 새로운 대출 규제가 자칫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7조8000억원이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달인 8월 가계부채 증가액(8조6000억원), 증가율(9.5%)과 비교하면 각각 8000억원, 0.3%포인트씩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9월 금융사들이 연쇄적으로 각종 대출 중단을 단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9월 가계대출 증가폭 둔화는 정부의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6%대(최고 6.9%)로 설정하고, 이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이달 중 더 강력한 대출 규제를 발표할 계획이다.

올해 1~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누적 증가액은 95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1632조원)을 기준으로 증가율이 이미 5.85%에 달했다. 올해 최종 증가율 목표치인 7% 미만을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10~12월 3개월간 가계대출 증가액이 총 18조9400억원 미만이어야 한다. 남은 3개월간 월평균 약 6조3000억원만 대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올해 1~9월 월평균 가계부채 증가액이 10조5900억원임을 감안하면 남아 있는 3개월 동안에는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대출이 줄어드는 셈이다. 대출 절벽이 불가피하다.

9월에도 대출이 생각보다 많이 줄지 않은 원인으로는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 수요가 유지된 게 주효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감을 대출 종류별로 살펴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69조8000억원)이 한 달 사이 5조7000억원 불었다. 증가 규모가 8월(5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5조7000억원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은 2조5000억원을 차지했다.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7월(2조8000억원), 8월(2조8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실수요 비중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라며 "두세 달 전 체결했던 주택매매계약과 전세계약 잔금을 치르기 위해 9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과 전셋값이 워낙 많이 올라 대출받아야 할 자금 규모도 늘어났다는 말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완전히 조인 상황이라 공모주나 주식 단타 등 투기를 위해 대출받는 사람들은 이제 많지 않다"며 "굳이 가수요를 찾자면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젊은 층의 패닉바잉(공황매수) 수요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20·30대 세입자 대부분은 무주택·실수요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전세안심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보유 주택 수에 따른 대출자 구분을 시작한 2018년 10월 이후 30대 이하 전세안심대출 건수는 24만2736건, 대출 금액은 35조4642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전세안심대출을 받은 차주 가운데 30대 이하 무주택자의 대출은 총 22만3087건으로, 전체 중 91.9%를 차지했다.

한편 이날 BNK경남은행은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일부 신용대출 신규 접수를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보금자리대출, 디딤돌대출, 중금리대출 등은 지속할 계획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윤원섭 기자 / 김혜순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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