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둑에서 1인자는 창하오에서 구리를 거쳐 커제로 내려왔다. 어느 나라 어느 때이든지 1인자를 들었던 이들은 10년 동안은 한 나라를 휘어잡고 세계 무대를 누볐다. 창하오는 한 살 위 이창호에게 12연속 지는 뭇매를 맞은 적도 있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세계대회 결승에서 이창호를 두 차례 이기고 기뻐 눈물을 흘렸다. 구리는 동갑내기 맞수 이세돌을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 말했지만 승자 독식 10번기에서 2대6으로 지면서 뒤안길로 들어갔다. 이세돌보다 열네 살 아래인 커제는 우승 수집가로서 세계 1위다웠다. 박정환은 커제와 맞대결에서는 엇비슷했어도 우승이 적었다. 새 시대를 연 신진서는 지금 실력으로는 첫째라는 소리를 들으며 실적에서도 커제와 차이를 좁히려 애쓰고 있다. 원성진은 창하오에게 2승0패. 구리와는 4승5패여도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이겼기에 오히려 앞선 기분이다. 띠동갑인 젊은 커제한테 2승5패를 썼다. 흑59와 61로 기지개를 켠 듯하다. 미리 둔 흑51이 웃는다. 기세를 올렸던 가운데 백 두터움이 줄어든 느낌이다.
<그림1> 백1, 3이 통한다면 흑이 어찌 살지 걱정이다. 그러나 <그림2> 흑2로 씌우는 수가 좋아서 공격으로 말하면 백1은 물거품이 된다.